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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사람심리 양 단면 깃든 청량리…청과는 싸게, 건물은 비싸게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19.09.16 15:34:33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인 15일 청량리역의 모습. 연휴를 마치고 귀경한 사람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청량리역 인근은 대형 전통 청과물 시장과 재정비 사업으로 고가 주상복합이 지어지는 정비구역으로 나뉘어 대비되는 사람심리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추석을 쇠고 귀경한 뒤 찍은 청량리역 모습입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인들 고향에 갔다 돌아와 고향에서 받은 무거운 짐들을 들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역동적인데요.

청량리하면 '청량리 청과물시장'과 '청량리 집장촌'이 대표적으로 떠오릅니다. 최근 집장촌은 재정비사업으로 사라지고 머지않은 시일에 고층 아파트와 상가로 이루어진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지요.

청량리역에 온 김에 집창촌이었던 재정비사업지와 건너편 청과물시장과 전통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청과물 시장은 추석대목이 지나고 마지막 주말을 맞아 과일과 채소 등을 저렴하게 팔면서 일명 '떨이'까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떨이가 아니더라도 대형 마트에 비교하면 전통시장이나 전통시장의 물건들은 아주 저렴합니다.

전통시장은 발품을 팔아야하고 포장되지 않은 물건들이 많아 보기에는 마트 물건보다 거칠어 보입니다. 하지만 도매나 직판이 많다보니 싼 가격에 산지에서 바로 올라온 신선한 먹거리들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시장과 도매시장의 장점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발품을 팔며 시장을 찾아옵니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과 다양한 물건들이 한 군데 모여 있다는 이점이 아니라면 대형마트를 갈 이유가 없지요.

15일 오후 3시 청량리 청과물시장의 멜론가격은 1통에 2500원. 대형마트의 멜론은 1통에 6900원이었습니다. 전통시장·도매시장의 장점이 확연히 눈에 띄는 장면이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찾아, 찾게 되는 청과물 시장과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집창촌이 사라지고 들어설 '청량리 롯데 캐슬 L65'은 분양가가 9억이 넘는 고분양가 단지로 형설될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될 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일부러 비싼 곳을 찾아나서는 것과 같아 보이는 한국의 서울·강남 지향은 그 기세가 꺾일 줄을 모릅니다. 최근 궁궐이 바라다 보이는 어떤 분양현장은 펜트하우스가격이 80억원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지방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서울보다 비교적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데다 대중교통이 잘 갖춰졌다고 평가되는 대구지역은 지역 간 교통여건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육여건도 평준화 이후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대구의 수성구 사랑은 변할 줄 모르는데요.

대구 수성구의 '두산 위브 더 제니스'의 펜트하우스가 최근에 30억원이 넘는 가격이 매매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차량으로 불과 10분 거리도 안 되는 수성구 만촌동이나 고산동의 아파트 가격보다도 더 비싼 가격입니다. 대구에서는 이 아파트를 '그사세(그들만이 사는 세상 사람들) 아파트'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저렴하고 신선한 것을 찾는 청과물시장에서의 수요자와 비싼 곳을 좋다고 생각하는 부동산 시장에서의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닐 텐데, 반대로 작용하는 심리는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부동산가격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분양가상한제'라는 강경카드를 뽑기에까지 이른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마천루를 쌓고 그곳을 희망하도록 만들고 그렇게 높아만 가는 부동산 가격에 편승해 이익을 노리는 투기적 분위기를 반성하게 합니다.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관점을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편안하고 즐거운 직장생활을 즐기며, 가까운 친구들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강남의 마천루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우리의 마음부터 달라지도록 정부와 우리 자신 모두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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