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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년 연속 적자에도 한국GM 노조는 성과급 타령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9.09.16 17:24:27
[프라임경제] "5년 연속 적자인데 무슨 성과가 있다고 성과급을 주냐."

이는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한국GM 노조의 요구를 바라보는 다수의 소비자들 시선이다. 현재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GM 노조는 최근 임금협상에서 자신들의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자 전면파업 카드로 회사를 압박했다.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현재 노조는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는 판매부진과 실적악화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회사에 제시한 상태다. 나아가 지난해 이미 임금을 동결한 만큼 올해는 물러설 수 없다는 태세다. 

반면, 한국GM은 누적적자가 4조원을 넘는 등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는 만큼 임금동결은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4조4518억원. 이는 한국GM의 지난 5년간(2014∼2018년) 순손실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전면 파업을 선택한 한국GM 노조의 행보는 그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한 체, 기업의 생존은 안중에 없고 자신들 배만 불리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이 때문에 회사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보다 무력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이득만을 챙기려는 노조를 향해 "정도껏 해야지"라는 비판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달 22일 한국을 방문한 GM 해외사업부문 줄리안 블리셋 사장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생산차질이 발생하면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에 뺏길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사실 GM 입장에서 한국시장은 그리 크지 않은 시장인 데다, 임금인상 폭 등을 고려하면 굳이 국내서 생산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맞닥뜨린 현실을 직시하라는 GM의 최후통첩(?)에도 노조가 파업을 선택한 탓에 노조가 오히려 GM에게 한국시장 철수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물론, 노조도 고충이 있다. 한국GM의 적자가 지속되고, 고용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힘든 상황에서 노조 스스로가 '이기적 이익집단' 이미지를 더욱 고조시키는 듯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위험하다.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돼 반대로 자신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미 노조의 행동에 상당수 소비자들은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한국GM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일단은 임금인상과 파업이 아니라 생산과 판매에 관해 머리를 맞대야한다.

노조가 당장 눈앞의 몫만을 챙기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에 앞서 자신들의 욕심이 일거리를 해외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지를 되돌아보길 바란다. 국내시장에서 쉐보레가 잘 나가야 한국GM이 GM에게 가서 할 말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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