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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손학규, 제3의 길 위한 선제 조건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19.09.19 17:02:45
[프라임경제] '물이 들어왔지만, 노로 물을 젓지 않고 노로 서로 때리는 상황'. 현재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논란 등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제3당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지만,  막상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당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오신환 원내대표를 포함한 비당권파 간 자중지란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6월28일 혁신위원회가 생겼지만 손 대표가 논의로 결성된 혁신안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8월4일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돌연 사퇴했다. 이런 상황에 손 대표는 혁신위 해체 및 혁신안 폐기를 언급해 갈등이 재점화됐다.

이어 추석 이후 지지율이 10% 넘지 못한다면 사퇴하겠다는 발언도 했지만, 지지율 10%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손 대표를 비롯해 당권파 측은 그 원인을 비당권파에게 돌리는 상황이다.

18일 윤리위원회가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 결정까지 내리면서 비당권파와 당권파 간 갈등은 최고조로 도달해 버렸다.

비당권파와 당권파가 모두 통합과 개혁에 대해 주장하고, 창당 정신인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이런 생각은 멀리 날아가 버리고 갈등만 남은 것 같다.

'제3의 길'의 저자인 앤서니 기든스는 "제3의 길이 단순한 좌우의 타협 및 중도주의가 아닌 근본적 사회변화를 위한 정책적 처방"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상호간의 소통과 책임의식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통치에 적극 대항하는 쪽과 이를 진압하려는 영국 당국, 온건저항파 등이 뒤섞이면서 불안한 상황을 수십년째 겪었다. 하지만 제3의 길을 주장했던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는 20년 이상의 갈등관계를 가진 그들을 설득해 벨파스트 협정을 통해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구축했다는 업적을 남겼다.

반면 손 대표는 제3의 길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그는 권성주 전 혁신위원이 단식하면서 손 대표의 측근들로부터 모욕과 공격을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단식 11일 째인 7월22일 권 전 혁신위원이 요청한 대화를 거부했다. 이견을 가진 상대방들을 설득하고 책임을 지려는 블레어 당시 총리와 대조를 이룬다.  

손 대표는 비당권파와 당권파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기는 커녕 '갈등'이라는 태풍의 눈이 돼 버렸다는 평가에서 결코 회피할 수 없다.

손 대표는 권한을 당대표선언이행TF에게 넘겨줘야 한다. 그리고 TF는 비당권파 의원들과 당원들의 이견들을 듣도록 노력해 혁신위의 가치를 계승하고 진정한 제3의 길과 대통합개혁정당의 노선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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