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 금리의 늪'에 빠진 시중은행 vs '틈새 공략' 저축은행

추가 금리 인하시 제로 금리 우려…저축은행 파킹통장 '파격 전략'

김동운 기자 | kdw@newsprime.co.kr | 2019.09.20 15:56:30
[프라임경제] 국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지난 7월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점차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 금리가 1% 중반대에 그치면서 상품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반면, 저축은행 예‧적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회장 김태영) '예금상품금리비교(20일 현재 기준)'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정기예금(12개월, 세전) 평균 금리는 약 1.5%다. 예금이자에서 소득세를 감하면서 실질이자는 1% 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은행연합회 예금상품금리비교 화면. ⓒ 은행연합회


여기에 최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이하 연준)가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p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까지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오는 10월 추가 금리 인하 조치시 시중은행 예금은 일명 '제로(0) 금리'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 기준금리는 미 연준 정책 방향을 따라가는 방향성이 크다"라며 "추가로 경기 성장률 둔화로 인해 각 계에서 경기부양책 요구 목소리가 점점 커짐에 따라 사실상 10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그럴 경우 기준금리 인하가 1개월 내로 반영되는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중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적금 금리를 즉각 반영하지 않는 저축은행들은 아직까진 여유로운 모습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예·적금 금리 비교. ⓒ 저축은행중앙회


이들 저축은행 전체 정기예금 평균금리(20일 기준)는 2.48%(12개월, 세전)로, 기준금리 인하 전인 5월말(2.32%)보다 오히려 올라갔다. 

사실 저축은행은 특성상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총자산 증대에 있어 예수금 이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으며, 기존에 거래하던 저축은행을 갈아타는 '노마드(유목민) 고객'들이 많아 쉽게 금리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처럼 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축은행 고금리 예‧적금상품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저축은행들 역시 이를 경쟁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실제 웰컴저축은행은 LG유플러스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3일부터 매주 5000명(선착순 2만명 한정)에게 연 8% 수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7월 출시됐던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적금(10%대 금리) 이후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저축은행들도 하루만 예치해도 2%대 이자를 별도 조건 없이 제공하는 '파킹통장'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파킹통장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자를 지급한다. 다만 원금보호가 되지 않는 CMA와 달리 최대 5000만원 예금자보호를 지원한다.

현재 파킹통장을 출시한 저축은행 중 금리가 높은 상품들은 △JT저축은행 JT점프업 저축예금(2.1%) △SBI저축은행 입출금통장(2.0%) △페퍼루저축은행 페퍼루 저축예금(2.0%) △유진저축은행 e유진 더드림 저축예금(1.8%, 비대면)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 수시입출금 통장들 금리(연 0.1~0.2%)를 감안하면 비교적 파격적인 상품이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의 적극적인 영업전략은 일부 소비자들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저축은행 예수금은 전년대비 15% 증가한 28조3372억원으로 호실적을 거두며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저금리 기조와 DLS 사태로 증권펀드 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조금씩 저축은행 고금리 예‧적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며 "고객들이 지금 당장 저축은행으로 몰리진 않겠지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이런 전략을 통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