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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반일 비난하는 日 옹호론자 '진정성 없다'

 

김도환 청년기자 | dhwowo@naver.com | 2019.09.25 10:53:43
[프라임경제] 최근 3년간 일본 측 위안부 부정 및 징용 배상 판결 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으로 좀처럼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내 반일 감정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일본을 옹호, 대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들 '일본 옹호론자'들은 국제 포럼이나 서적 집필, SNS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일본을 옹호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사안별로 미세한 차이는 보이지만, 결국 "한국인 반일 정서는 정치적 선동과 왜곡된 역사 교육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옳지 않다"라며 "우리보다 강대국인 일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 지향적으로 교류하자"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으로도, 그리고 한국인으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특히 일본 옹호론자들은 반일 감정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정작 일본과의 혐한 문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최근 일본과의 갈등에 있어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양보 없는 '강대강' 전략에 대해 민족주의 기반 '반일정서'라며 옳지 않은 대처라고 비난하고 있다. 나아가 어떤 학자는 "한국은 '민족주의'라는 근대 의식을 가질 만큼 성숙하지 못한 만큼 민족주의보단 '종족주의'라는 개념을 써야 한다"라는 망언을 일삼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 옹호론자들은 '민족주의에 기초한 파시즘적 행위나 배타적 혐오는 잘못됐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 민족주의와 혐한 문화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 혐한은 알려진 것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사실 지난 1990년대 등장한 일본 내 '혐한'은 한일 문화 개방으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이 '한류'라고 불리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내 혐한 관련 서적은 혐한 의식을 대중화시킨 만화 형식의 '혐한류(2005년 출판)'를 시작으로 폭발적으로 증가, 매년 평균 20여권이 출판되고 있다. 이는 일본 대형 서점 내에 혐한 서적 코너가 별도 마련될 정도이며, 일부는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혐한 문화가 정착됐다. 

반면 한국에서는 의외로 반일 관련 서적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일본 옹호 서적이 적지 않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혐한 시위 역시 꾸준하게 진행되는 혐한 문화 중 하나다.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혐한 시위대 '재특회(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는 인터넷 극우 집단인 일명 '넷우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헤이트 스피치' 상징적 단체다. 

이들 재특회는 시위 현장에서 "조선인은 모두 죽여도 좋다", "조선인 여자는 강간해도 좋다"와 같은 폭언을 쏟아냈으며, 반대 세력 및 한인 상점에서 폭력을 휘둘리기도 했다. 

일본 법무성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재특회 외에 여러 혐한 단체가 존재하며, 2012년부터 42개월간 무려 1152회에 달하는 '헤이트 스피치 시위'가 진행됐다. 이중 40% 이상이 도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일어났으며, 2013년과 2014년에는 도쿄와 오사카 도심지에서 매주 혐한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혐한 분위기는 일본 지상파 방송조차도 일조하고 있다. 

2016년 후지tv '알고 있는 듯해도 모르는 한국의 불가사의' 프로그램은 한국인 여고생이 "문화가 정말 많아요. 외국인이 정말 많이 방문해 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인터뷰한 것을 "싫어요. 한국을 괴롭혔잖아요"라고 자막을 조작하기도 했다. 

또 2017년 요미우리tv 한 프로그램 논객은 위안부 동상을 보며 "가슴이 처졌다"라고 말하자 옆 패널이 "소녀가 아니라서 그렇다"라며 성적 희화화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나아가 일본 방송들은 한일 갈등과 무관한 한국 정치 이슈조차 생중계할 만큼 혐한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아사히 신문(9월6일자)에 실린 조사 기관 '니혼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 관련 8월 보도량은 7월과 비교해 4배가 늘어났다. 하루 동안 가장 많이 방송된 시간은 무려 13시간57분에 달했다. 

일본 인터넷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17년 기무라 다다마사 교수(릿쿄 대학)와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이 함께 조사한 '인터넷 뉴스 댓글 양상'에 따르면, 댓글 단어 1위가 '일본'이었으며 △2위 한국 △3위 중국 순이었다. 이중 '모멸적인 댓글'로 분류된 80%가 '한국'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야후 재팬 최근 '접속 랭킹(국제)' 카테고리 역시 한국 관련 뉴스가 1위부터 30위 모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제목부터 한국을 비판·비난하는 기사들이 즐비했으며, 이들 베스트 댓글 추천 수는 기본 몇 만 단위다. 

이에 비해 한국 포털 사이트 네이버 '가장 많이 본 뉴스' 세계 카테고리에는 일본을 포함해 다양한 나라가 기재됐다. 

이처럼 일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국 국민들에게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그렇다면 '민족주의'를 내세워 감정만 앞선 '반일 행위'을 비난하고 있는 일본 옹호론자들은 왜 일본 '혐한 문화'에 대해선 똑같은 논조로 비판하지 않을까. 

의도적 비판을 위해 명목상 '민족주의'를 끌어들인 게 아니라면, 그들이 우려하는 민족주의 부작용은 우리나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본인들이 정의라고 여기는 잣대를 한쪽에만 편향적으로 적용시킨다는 점에서 일본 옹호론자들 주장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김도환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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