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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잔뜩' 국내 LCC, 해결책은 외국인 고객?

日노선 수요 급감 · 실적 부진…"인바운드 초점 비즈니스 플랜 시급"

권예림 기자 | kyr@newsprime.co.kr | 2019.10.01 09:41:25
[프라임경제] 일본 보이콧이 장기화되며 국내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일본노선 비중이 30% 이상인 국내 저비용항공사(이하 LCC)들은 일본노선 수요 급감 때문에 최대 성수기인 3분기는 물론, 비수기인 4분기 실적부진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새롭게 편성된 내각이 여전히 극우성향을 띠고 있어 한·일 관계개선이 가까운 시일 내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원화 약세, 국제유가 급등 등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 LCC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국내 LCC업체들은 총 60개 이상의 일본노선을 감축하고 △중국 △베트남 △대만 등 신규 취항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일본노선의 비중과 이익 기여도가 상당했던 만큼 신규 취항 노선들이 일본노선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 미지수란 지적이다. 또 신규 LCC업체들의 출범으로 인한 출혈경쟁 심화는 업계 전반에 생존 위기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노선 다변화' 임시방편 불과…동남아·중국은 포화상태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10월26일까지 78편의 일본노선을 감편하는 대신 타이베이와 가오슝 등에 신규 취항한다. 

이와 함께 이스타항공은 인천발 일본노선 총 10편을 감편하며 △중국 △대만 △마카오 등 6개 노선을 신규 취항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부산~사가 및 대구~구마모토 노선폐지를 포함해 총 13편을 감편했고, 에어부산 10편, 진에어도 9편을 줄였다. 전체 노선 중 67%가 일본행인 에어서울은 일본노선 6편을 축소하고, 국내선 포함 중국 및 동남아 등에 취항을 추진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8월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에 다녀온 여객 수가 96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120만명)보다 19.5% 줄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수익성 악화 및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여행 수요가 줄어든 탓에 국내 LCC업체들이 일본노선 감축과 함께 노선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업계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노선 다변화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구조적인 조정이 시급한 탓이다. 일본노선 대안으로 떠오른 동남아노선은 이미 과포화 상태. 2019년 상반기 국제선 노선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내 6곳 LCC들의 동남아노선은 35%(일본노선 32%)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하반기 동남아노선이 일본노선의 10%를 추가 배분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추가비행→경쟁치열→가격인하→수익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일본노선이 중국 사드 사태 이후 대체노선으로 급부상한 탓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과잉으로 이어졌고, 이런 흐름이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동남아노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국내 LCC업체들이 최근 추가로 배분받은 중국 운수권을 바탕으로 중국 노선을 신·증설 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업계는 중국시장 또한 의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안전상 문제로 중국 정부의 통제가 심한 중국노선은 최근 신규 노선 취항 및 증편 금지 조처를 내렸다 철회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는 것은 물론, 오픈스카이 규정인 일본과는 달리 중국 항공 당국은 운수권 배분에 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영공 하루에 날아다니는 비행기만 해도 1만7000~1만8000편으로, 하늘 길이 복잡하다. 

◆추가 LCC 투입 출혈경쟁 심화…구조조정 시급

뿐만 아니라 기존 국내 LCC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며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신규 LCC 3곳(△프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의 투입은 출혈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등 업계의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실적 악화에 따른 회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LCC업체들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수요에 의지하기 보다 해외고객을 잡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제주항공


즉,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보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에 초점을 맞추는 비즈니스 플랜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교 교수는 "국내 LCC의 탑승객 80% 가량이 내국인일 정도로 해외에서 대규모 돈을 투자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잘 된다"며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아웃바운드 숫자를 낮추고 인바운드 퍼센티지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현재 대외적인 문제뿐 아니라 더 멀리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 여행을 많이 가는 20~40대 인구가 줄고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늘면서 국내 항공사는 국내 고객에 의지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한다면 연간 5~8%의 성장률은 2~3%에 그칠 것이고, 기반이 약한 항공사들부터 하나둘씩 무너질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LCC 업계 관계자는 "인바운드 수요는 아웃바운드보다 지자체 관광공사, 현지 여행사들과 많은 협력을 필요로 하기에 확실히 잡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임에는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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