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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K리그 휩쓰는 '전용구장 열풍' 신중한 논의 필요

 

이중협 청년기자 | wndguq1234@naver.com | 2019.10.04 17:47:32
[프라임경제] 축구 전용구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대구 FC 성공 탓일까. 이후 K리그에는 전용구장 열풍이 한창이다. 

이전부터 '전용구장 확보' 논의가 진행되던 부천 FC 및 광주 FC는 물론, 최근 강원 FC와 부산 아이파크도 이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다. 

사실 전용구장 건설은 전년대비 평균 관중 약 55% 증가한 K 리그 흥행과 맞물려 있다. 특히 강원 FC나 아이파크의 경우 늘어난 관중과 성적 상승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경기력을 통해 점차 관중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전용구장 건설을 통해 보다 많은 관중과 함께 추가 수익 창출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전용구장 건설은 이른 바 '세금 낭비'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축구 팬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자체 수입만으로 구단 운영이 어려워 시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어 그야말로 '세금 리그'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리는 이 와중에 전용구장까지 짓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용구장 건설 찬성 측은 이와 관련해 '성공적인 전용구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구 DGB 스타디움 사례를 들며 반박하고 있다. 

대구 FC 예전 구장은 접근성도 좋지 않고, 관람에도 적합하지 않아 그동안 관중 동원에 있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육상 트랙 때문에 선수들과의 거리도 멀어 경기 집중도가 떨어지고 응원 소리도 분산되면서 월드컵 및 조현우 선수 효과에도 불구, 약 3000여명의 팬들밖에 찾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대구 FC는 전용구장 건설 이후 평균관중 1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흥행 대박'을 이어가고 있다. 즉, 먼저 경기에 몰입할 수 있는 전용구장이 준비된다면 보다 많은 관중 동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대구FC처럼 전용구장을 통한 성공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반대 상황을 우려하는 팬들도 상당수다. 

현재 4만석 규모 전용구장 건설을 두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부산은 현재 부산 아이파크 평균 관중(약 4000여명)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록 지난 시즌 관중이 약 230% 증가하는 등 흥행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4만명 규모의 구장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또 건설 추진 측 '응원 소리가 작게 들린다' 문제 역시 전용 구장 설립만으로는 해결하진 못한다는 지적이다. 

약 1만석 정도 크기인 대구 DGB파크는 적은 관중들 응원 소리가 묻히지 않고 밀집한 형태로 경기장 내부에서 퍼지는 효과를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부산이 추진하고 있는 4만석 규모 규장은 오히려 부산 아이파크에게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부산 아이파크 전용 구장 토론회임에도 구단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대표 A매치 유치를 근거로 내세웠다는 점 역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지적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부산 아이파크 전용 구장 건설 계획은 여전히 부실한 상태다. 이처럼 정밀 분석 및 준비 없이 어설픈 모방 및 행정만으로 전용구장을 건설할 경우 이후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물론 대구 DGB스타디움이 대구 FC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거론됐으나, 사실 대구 FC 흥행은 성적과 구단 운영이 함께 이뤄낸 성과물이다. 

최하위에 그쳤던 시즌 초반 대구 FC 관중은 1000여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재미있는 경기 운영과 리그 및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호성적을 바탕으로 평균 관중이 3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FA컵도 우승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 

더불어 구단 마스코트 상품화 등을 통한 '상업적 측면'과 지역 주민과의 밀착 등 '행정적 요인'에서도 관중 유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와 대조적으로 경남 FC나 전남 드래곤즈는 좋은 시야를 지닌 홈구장으로 보유했음에도, 평균관중은 작은 규장과 비교해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1만5000석 규모 전용구장을 가진 경남 FC는 승격 직후 '리그 2위'라는 파란을 일으켰음에도 적극적인 마케팅 및 상업화 전략 부재로 평균 관중이 3000명 정도였다. 

전남 드래곤즈 역시 관중 유치에 있어 행정적인 문제로 많은 관중을 끌어오지 못했다. 

분명 전용구장은 관중들 흥미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경기 몰입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관중 유치를 위해선 적극적인 노력과 행정 운영이 필요하다. 구장 건설 이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대구 FC와 같은 성공은 결코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중협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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