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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과학수사로 밝혀진 '화성살인 사건'

 

김승현 청년기자 | unizine@daum.net | 2019.10.07 12:01:14
[프라임경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986년부터 1991년 사이 발생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한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2003년 4월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해당 사건은 안타깝게도 공소시효 만료(2006년 4월2일)로 범인을 검거해도 처벌할 수 없는 처지다. 

물론 범인 검거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과학적 분석에 의한 증거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오히려 주먹구구식 수사 때문에 억울한 희생자도 발생했다. 실제 용의자로 몰린 사람들 중 3명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용의자 특정은 당시 검출되지 않던 DNA가 과학 발달로 현재 검출이 가능해지면서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감정 의뢰하면서 찾아냈다. 

3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 대상자가 있다는 결과를 확인해 용의자를 특정한 것이다. 

무려 30년이 지난 증거물에서 특정인 DNA를 추출 및 분석이 가능했다는 건 그야말로 과학 수사 발달을 그대로 증명한 셈이다. 

사실 법과학을 이용한 최초 수사기록은 고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 법정에서 한 여인 죽음을 두고 진행된 재판은 목격자가 없어 누가 범인인지 오리무중이었다. 

당시 변호사 '퀸틸리아누스(Quintilianus)'는 현장 곳곳에 널려 있던 피 묻은 지문들이 실수로 치부하기엔 너무 많았고, 고의라고 판단하기엔 일정하게 나열돼 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결국 이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범인은 눈이 보이지 않아 손으로 벽 따위를 더듬으면서 도망쳤을 것"이라며 유력한 용의자로 맹인인 '피해자 아들'을 지목했다. 

이 때문인지 '법과학(ForensicScience)'이라는 단어는 공청회를 뜻하는 라틴어(forensis)에서 유래했다. 

한편 '과학을 접목해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자'라는 의견을 제시한 건 '셜록 홈즈(1887~1905년)'로 유명한 코넌 도일(ArthurConanDoyle, 1859~1930)로 알려졌다. 

영국 유명 소설가이자 외과의사였던 코넌 도일은 셜록 홈즈를 통해 과학적 지식이 어찌 이용될 수 있는지 알렸으며, 이를 통해 범인 조기 체포 외에도 억울한 사람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과학수사는 국과수 출범(1955년 3월25일)을 그 시작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각종 범죄가 방생하면서 수사 과학화 및 전문화가 절실히 요구됐기 때문이다.

이후 60년이 넘는 국과수 역사를 통해 범죄수사에 과학이 더해지는 건수가 점차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과수 감정실적 통계자료를 보면, 2007년 22만4589건이던 감정처리 건수가 지난해에는 2배 이상 증가한 52만6315건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용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체부검부터 토양 및 환경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감정이 이뤄지고 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유전자 분석 건수 역시 2014년 12만1672건에서 2018년 17만6404건으로, 매년 1만건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디지털 포렌식' 관련 통계다. 해당 감정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3804건에 불과했으나 2018년도에는 9776건으로 급증했으며, 향후 증가 속도가 더욱 높일 전망이다. 

과학수사 발전은 단순히 과거에는 불가능한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에 일종의 경고등이다. 

모든 범죄현장에는 범인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고, 현장 흔적을 과학수사로 범인을 특정, 검거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소위 '완전 범죄는 없다'를 사회에 알려 범죄예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과학수사 발전이 과연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과학수사는 범인을 반드시 찾는다."





김승현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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