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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하 "국민건강보험 준비금, 자의적 운용 위험 높아"

변경안 기대수익률·위험도↑…안전 장치 無 '법적 근거 마련 시급'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19.10.14 11:51:49
[프라임경제] 국민건강보험 준비금이 공단의 자의적 운용으로 위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소하 의원은 국민건강보험 준비금이 자의적 운용으로 투자 위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지적하며,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윤 의원이 2017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 연합뉴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연간자금운용계획 원안 대비 변경안에서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만큼 위험도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연간자금운용계획 원안에서 기대수익률은 △건강보험 1.96%(단기자금 1.87%, 중장기 자금 2.0%) △중기요양보험 1.86%(단기자금 1.85%, 중장기자금 1.89%)였다. 변경된 안에서 기대수익률은 장기요양보험은 원안과 같았지만, 건강보험이 2.18%(단기자금 1.87%, 중장기 2.33%)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중장기 자금 기대수익률 변경에 따른 것으로 그 전까지 건강보험 중장기 자금은 확정금리형(정리예금 1~2년), 실적배당형(특정금전신탁, 채권형펀드, 절대수익추구형) 투자로 운용됐다. 중장기 투자라고 해도 자산손실 위험이 적은 채권자산군에 투자하면서 기대수익률이 1.95~2.20%였다. 

하지만 변경안에서는 중장기자금 투자 가능 상품군에 주식과 대체투자가 추가됐고, 주식은 기대수익률 5.99%, 대체투자 4.33%로 기존 기대수익률에 비해 대폭 상승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윤소하 의원는 기대수익률과 함께 위험도 역시 상승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원안에서 표준편차는 중장기자금의 경우 0.31%였는데, 변경안에서는 0.50%로 대폭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투자 표준편차 12.13%와 대체투자 6.05%가 추가된 데 기인한다. 표준편차는 기대수익률 오차범위로 자산군 위험은 수익률의 변동성인 표준편차로 표시한다. 

즉 주식투자는 기대수익률이 5.995로 높지만, 표준편차가 12.13%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체투자도 마찬가지로 수익률 4.33%, 표준편차 6.05%로 역시 손실 가능성이 있다. 

변경안에 따른 주식투자 비중은 2%, 대체투자 비중은 4%이지만 허용범위 최대치를 반영하면 각각 4%, 8%까지 증가한다. 이는 중장기 투자 가능 자금 14조원 중 주식에 4100억원~8200억원, 대체투자 8200억원~1조6400억원이 투자될 수 있다. 

공단 측은 현재 투자 전략과 자금운용 방향만으로는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없어 공공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이 걱정이라면 정부의 재정 지원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윤 의원 측 주장이다. 

또 지난해 기준 준비금 적립액은 20조6000억원에 달하면서 2010년 9592억원 대비 대폭 증가했다고 과도한 준비금 적립이 투자를 위한 자본금 마련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윤 의원은 "건강보험은 1년 단위로 단기 운용되는 사회보험으로 단기유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금을 적립한다"며 "즉 장기 적립을 목적으로 하며 일정한 수익을 창출, 자산규모를 키워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건강보험 준비금을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에 충당'하거나 '지출할 현금이 부족할 때'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용도를 정해놓고 있다. 제14조에 따라 공단이 '자산의 관리·운영 및 증식사업'을 관장할 뿐이다. 

건강보험 자금은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태에서 정관(회사 또는 법인의 자주적 법규)과 자금운용규칙에 따라 보수적으로 운영돼왔다. 

따라서 윤 의원은 건강보험 준비금은 법을 통한 근거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단기자금인 건강보험 준비금으로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은 건강보험 성격에 맞지 않는다"며 "수익률을 높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려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피력했다.

이어 "특히 지난 7월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 적립금을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분야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하는데, 만약 의료산업 육성 자금 목적이라면 더욱 가당치 않은 일"이라며 "건강보험공단은 규칙 변경을 통한 자의적 위험투자를 중단하고, 국회와 의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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