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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 어두운' 김영춘? 부산L호텔 카지노 성추문 와중에 GKL 투자 당부

고객 성희롱과 추행 등에도 소극 대처도 모자라 내부 직원 미투까지 흐지부지 우려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9.10.14 14:54:37

[프라임경제] 2019년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의 중간평가를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입장에서 해보자면, 아마도 '고무적' 혹은 '매년 이 정도만 됐으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GKL을 난타하는 상황없이 비교적 조용히 넘어갔다는 풀이가 나온다. 모범적이라기 보다는, 매번 여러 크고작은 논란이 있어 올해 정도면 '선방한 것'이라는 정도의 짠 평가도 있기는 하다.

우선 여당 거물이 적극적 투자 참여 키워드를 꺼냈다. 겉으로는 질책인 듯 싶으나, 내용을 보면 비판이라기 보다는 당부에 가깝다. 장관을 지냈고 차기 대선주자급이라는 평까지 듣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GKL이 향후 카지노 사업 확장에 활발한 모습을 보여 달라면서 자기 지역인 부산 이슈를 결합시켰다.

그는 "부산 북항개발구역·경남 창원시 개발구역 등에 대해서도 카지노를 포함한 관광산업 개발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사업성 검토는 GKL이 문체부보다 먼저 나서서 검토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GKL은 업무 확장과 사업 규모 확대 주문에 바로 출격이 가능한 상황일까? 그렇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원간 폭력 구설수 및 직원들의 해외 도박 논란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부 성도덕 문란 만큼은 빠른 시간 내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른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예를 통해 상황을 살펴 보자.  

첫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에 관계기관에서 받아 공개한 'GKL 콤프 사용현황'의 경우가 특히 무너진 성도덕 문제의 과제를 던져준다는 것.

콤프는 고객이 게임으로 잃은 자금 규모에 따라 개별 고객에게 지급되는 적립금의 한 종류다. 속칭 '개평'이라고 보면 쉽다. GKL은 직원의 법인카드로 VIP고객의 콤프만큼 연간 수억원을 유흥업소에서 대신 결제해 주고 있다. 이 정도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GKL이 법인카드로 고객 대신 결제한 유흥업소 중 두 곳이 올해 성매매 알선으로 적발됐던 곳으로 파악된다. 성매매에 콤프가 집행됐다고 바로 연결지을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의혹이 있는 불량 업소에 드나드는 자금을 콤프로 내주는 것은 미리 필터링 했어야 하지 않냐는 것이다. 성도덕 불감증 논란이 불붙을 수밖에 없다.

둘째, 최경환 대안신당 의원이 10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GKL은 딜러직원들이 성희롱 및 성추행이나 폭행 등의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객에 대해 출입금지 처분을 한 사례는 9건에 불과한 점을 최 의원은 강력하게 지적했다.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대해서는 근래 미투 파동으로 크게 인식 개선이 이뤄졌는데,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직원 보호와 성도덕 논란 양면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본지가 발굴한 여직원 준강간 시비 문제가 흐지부지 차일피일 상황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성 직장상사가 부하 여직원을 술을 마신 다음 숙박업소로 데려가 관계를 가졌다고 알려진 사건이다. 

이는 한때 사회문제로 부각됐던 직장 내 미투 문제인데, 법적으로는 만취나 이에 가까운 항거 불능의 여성을 데려가 관계를 가졌으면 준강간, 그렇지 않은 자기 의식 하에 자기 의사로 관계에 응했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확한 상황을 조사해 합의된 성관계로 볼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GKL 측은 이미 약 한 달간 조사를 했다는 입장. 문제는 본지의 취재 결과, 향후 약 한 달 정도 더 조사를 해 봐야 할 것 같다는 태도를 갖고 있는 점에 있다.

꼼꼼하고 신중한 처리 방향일 수도 있으나, 신속하고 엄정한 처리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불만을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 기업이 다른 성도덕 관련 이슈가 없다면 전자로 볼 여지가 크지만, GKL의 경우 후자가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해외 여러 나라들이 카지노 사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고 우리의 경우도 이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는 김영춘 의원 스타일의 주문을 과연 GKL이 소화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나 준강간 내지 미투 사례에서 얽힌 두 남녀 직원은 모두 김영춘 의원 지역구에 있는 GKL 영업점(부산L호텔 내 소재) 근무자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영춘 의원이 부산 카지노 사업 성장 같은 큰 문제를 고려하기 전에, 자기 지역구 내에서 일어난 미투 문제에 대해 단호한 처리 의지를 밝히는 게 더 낫겠다는 뒷말이 그래서 나온다.

어쨌든 GKL은 '새 술은 새 부대에' 측면에서 내부 도덕 특히 성기강을 바로잡고 사업성이나 외화 획득 등 앞으로의 방향을 고려하는 게 옳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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