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조국 정국'에 질린 與 이철희, 총선 불출마 선언

조국 사퇴 24시간 안 돼 입장 표명 "정치, 지독하고 매정"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19.10.15 15:19:48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의원은 15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15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국 정국'을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의 양태를 지적하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이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의원은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며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며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정 인사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고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까지, 그야말로 죽고 죽이는 무한정쟁의 소재가 된지 오래"라며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국감장에서도 "저도 정치인 중 한 사람이지만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 여야가 입장이 바뀌면 주장이 바뀐다"며 "부끄러워 법사위원 못하겠고, 국회의원 못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정치권 문제는 야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우리도 야당 때 그랬다"며 "피장파장이라고 해서 잘못이 바름이 되고, 그대로 둬야 하는 건 아니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치권의 이전투구식 다툼뿐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개입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며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날 세웠다.

이 의원 조국 정국을 거치며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크게 느꼈음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며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저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작정"이라며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다.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조 전 장관을 향한 인간적 견해와 함께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며 "그에게 주어졌던 기대와 더불어 불만도 저는 수긍한다. 그러나 개인 욕심 때문에 그 숱한 모욕과 저주를 받으면서 버텨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런 인내였다고 믿는다"며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한다"고 글을 마쳤다.

민주당 대표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다 2016년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의원직에 첫 발을 뗐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