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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DLF 설계 해외IB, 수익 77억원 챙겨"

국내 증권·자산운용사까지 총 92억원…리스크 개인투자자가 떠안는 '사기성 짙은 상품'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19.10.21 14:24:10
[프라임경제]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을 설계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77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판매에 관여한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수수료까지 합치면 92억원에 달했다.

21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을 설계한 해외 투자은행(IB)과 국내 증권·자산운용사가 총 92억원의 수수료 이익을 얻은 데 반해, 개인 투자자가 모든 리스크를 떠안은 상품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국가보훈처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 연합뉴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DLF 상품과 관련해 JP모건과 프랑스사 소시에테제네랄은 총 77억17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판매한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국채금리 연계 DLF 수수료는 JP모건 17억499만원(수익률 3.02%), 소시에테제네랄은 22억8600만원(수익률 3.83%)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영국미국 CMS 연계 DLF 수수료는 소시에테제네랄 36억8200만원으로 수익률은 2.36%였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IBK투자증권 2억8300만원, NH투자증권 3억5400만원, 하나금융투자는 3억3500만원을 수취했다. 이 상품을 은행에 판매한 10개의 자산운용사도 5억5121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은행에 가기 전 외국계 IB,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총 약 92억원의 수익을 챙긴 것이다.

2014년 대비 올해 상반기 기준 헤지펀드·PEF 현황. ⓒ 제윤경 의원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금융사는 어떠한 리스크에도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DLF상품은 외국계 IB가 국내 증권사에 상품을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 증권사는 은행과 수익률, 만기 등 상품구조를 협의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손실에 대비해 외국계 IB와 헤지(hedge, 위험회피)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계 IB는 증권사의 손실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고, 외국계 IB도 해외 선물시장에서 이 상품에 대한 헤지거래를 했다. 사실상 이 상품 설계와 판매에 관여한 모든 금융사는 리스크를 헤지해 금리 상승, 하락에 무관하게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제윤경 의원은 "DLF 손익 구조는 금융 지식이 제일 무지한 개인이 전적인 리스크를 지고, 금융지식으로 무장한 금융사는 모든 리스크를 헤지한 역설적인 상품"이라며 "개인에게 팔리는 원금손실상품에 대해 설계부터 판매 과정까지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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