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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고강도 인사에 유통업계 '촉각'…연말 '칼바람' 부나

롯데 저조한 계열사 중심, 대규모 인사 단행 가능성↑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10.22 16:26:59
[프라임경제] 신세계그룹이 12월 정기인사 관행을 깨고 10월, 그룹 핵심 기업 이마트 인사를 단행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대대적인 인사 칼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이갑수 대표 체제에서 6년 만에 첫 외부 인사를 영입, 조직 내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1위 이마트가 고강도 인적 쇄신을 발표한 만큼, 유통업계 전반적인 임원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 첫 외부 인사 영입…'강희석' 카드 통할까

이마트(139480)는 21일 신임 대표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를 영입했다. 이마트가 외부 인사를 새 최고경영자(CEO)에 앉힌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임 강희석 대표는 행정고시 37회로 미국 와튼스쿨(MBA)을 졸업하고 정부 중앙부처(농림부)와 글로벌 컨설팅기업에서 업력을 쌓은 인물이다.

이마트가 신임 대표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를 영입했다. 이마트가 외부 인사를 새 최고경영자에 앉힌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 신세계


강 신임 대표는 국내외 유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통전문가'로 통한다.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일한 공무원 출신이지만, 2005년부터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소비재·유통 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맡아 왔다.

지난 10년간 이마트의 컨설팅도 담당해, 현재 이마트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컨설팅을 주로 맡아 왔던 만큼, 사업 체질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마트의 수장 교체설은 지난 2분기 사상 첫 적자(영업손실 299억원)를 내면서 이미 제기됐다. 2분기 매출액은 4조5810억원으로 전년대비 14.8%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1993년 문을 연 이래 적자는 처음이다. 

매년 12월1일자로 인사를 내던 신세계그룹이 예년보다 한달 이상 빨리 인사를 발표한 것도,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을 해결할 카드로 '인적 쇄신'만 한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0월 인사를 하면 내년도 사업계획을 선제적으로 세울 수 있다. 

강 대표가 37기란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행사 37기 재경직은 역대 최대규모인 90명이 선발됐다. 이 가운데 약 50명이 공직을 떠났으나 아직도 40명 가까운 인원이 공직에 몸을 담고 있다. 기재부와 산자부, 농림부 등 주요 경제부처를 비롯해 국세청, 관세청 등 독립외청 실·국장 중 상당수가 37기다.

신세계그룹은 "성과주의·능력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인재를 철저히 검증하여 중용했으며,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며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마트·하이마트 실적 부진…유통BU장 교체 관심

롯데그룹 역시 매년 12월 말께 임원 인사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그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난 만큼, 경영 활동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며 롯데하이마트(071840)와 롯데마트·슈퍼 등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대폭 물갈이가 될 것이라는 것이 재계측의 관측이다. 

롯데마트의 2분기 매출은 1조5950억원으로 1.6% 늘어났지만,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270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롯데 유통 부문 최고책임자인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올해 취임 3년째로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이 부회장이 교체될 경우 후임 이사를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 인사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가전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이동우 사장 역시 계속된 실적 악화로 인해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작년 '갑질 논란'에 휘말린 전력이 있는 데다 2년 연속 실적 부진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2% 감소한 701억원을 기록했고, 작년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20%, 53.5% 줄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원준 부회장이 물러날 경우 이동우 사장이 유통 BU장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도 차기 BU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인사 시기와 인사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침체 타개책 모색…대규모 인사 불가피 

취임 2년째인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인사 대상은 아니지만,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첫 여성 CEO로 대형마트업계 부진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기 위해 무기계약직 1만4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혁신 실험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분기 실적 공개 의무가 없지만, 앞서 두곳보다 사정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의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90억원으로, 전년보다 57.59% 급감했다. 매출액은 7조6598억원으로 3.67%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마트의 인사 정책을 지켜본 후 경쟁사 또한 해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마트뿐 아니라 유통업계가 이커머스 성장세에 부딪혀 실적 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규모 인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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