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관광객들에게 점령당한 삶의 터전 "관광객 아웃"

2019-10-31 13:13:07

- '오버투어리즘' 쓰레기 투기에 무단침입까지

[프라임경제] 누군가 우리 집 현관 앞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밤낮없이 떠드는 상황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복잡한 사회 속에서 유일한 쉼터인 우리 집이 타인들에 의해 공포와 혐오의 공간으로 변한다면?

쉽게 상상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 여러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실제 상황이다. 특히 SNS 발달로 '사진을 찍어 올리기에 좋은 곳'으로 유명해진 도심 관광지는 앞서 제시한 상황들로 일찌감치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내 주거 공간이 유명 관광지가 되면서 삶을 위협하는 것을 '오버투어리즘'이라고 한다. 이는 지나치게 많다는 '오버(Over)'와 관광을 의미하는 '투어리즘(Tourism)'이 합쳐진 단어다. 수용 가능한 기준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특정 장소에 몰려 지역 주민 삶을 침해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과도한 관광객들로 △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 △소음공해 △사생활 침해 등 여러 요인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처지다. 

국내 대표 오버투어리즘 피해 사례가 이화 벽화마을과 북촌 한옥마을이다. 

종로구에 위치한 이화 벽화마을은 무분별한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심각한 피해들로 결국 벽화를 지운 주민들도 나타나고 있다. 벽화가 지워진 회색 담벼락에는 주민들 목소리를 대변하듯 '제발 조용'이라는 문구가 자리 잡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 역시 주민들 집 앞에서 사진 찍거나 쓰레기를 투기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집 안을 구경하기 위해 무단 침입 시도까지 하는 '진상 관광객' 행태 때문에 지난해 지역 주민들이 관광객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종로구 '정숙 관광' 홍보 현수막. Ⓒ 종로구청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초부터 평일 및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북촌 한옥마을 관광을 제한하는 '관광 허용 시간 제도'를 도입했으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관광 허용 시간 제도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에 그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오버투어리즘 문제 근본 원인인 관광객들 태도가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책 시행 1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관광지 내 소음 및 쓰레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주민들은 주거지 일상을 계속 방해받고 있다. 결국 오버투어리즘에 대비한 서울 방안도 도움될 수 있으나, 이는 한시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오버투어리즘 본질 해결을 위해선 결국 관광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최우선으로 갖춰져야 한다. 

거주민 입장에서 그들이 겪는 고충을 생각하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고 큰 소음을 내지 않는 등 배려한다면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관광지에서 배려 없는 행동은 지역 주민에게 있어 끊임없는 위협과 불쾌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내 '인생샷'을 위해 방문한 관광지에서 타인 '진짜 인생'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관광지나 SNS 핫플레이스로만 인식했던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조금 더 배려 있는 태도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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