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교통 수술①] 연계 시너지 포기한 서울시, 물 위에서 말라죽는 한강 수상택시

2019-11-01 16:49:32

- 수익성 등 단편적 경제논리로 수상교통 접근 기존 시각 전환 필요

[프라임경제]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을 교통과 생활의 축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상택시 등 교통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지만 정작 이 같은 아이디어 전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에서 한강이 갖는 의미와 활용도를 생각하면 오히려 역발상을 해 볼 필요도 제기된다.

한강 수상택시가 긴 잠에 빠져 있다. 한강 수상택시는 2006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가 민간투자를 포함해 38억원을 투입했고 청해진해운과 20년 독점계약을 체결해 2007년 10월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운행을 중단했다. 이 회사가 세월호 관계사였기 때문이다. 이후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가 운영사로 나서면서 2016년 10월부터 재운항 물꼬를 텄다.

하지만 이용 실적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강 수상택시 이용자는 2016년 10∼12월 1366명, 2017년 1∼7월 7574명이었다. 하루 평균을 내 보자. 운영사 교체 및 영업 재개 이후인 2016년 4분기 하루 평균 이용자는 19명에 그쳤고, 2017년 1∼7월에도 36명이었다. 이에 따라 운영사 측은 2016년 10∼12월 2억2300만원의 적자를 봤고, 2017년 7월까지는 6억6400만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금년 국정감사에서 안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8월 기준 한강 수상택시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5명, 월평균 이용자는 139명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 수상택시의 연간 순손실은 2018년 5억4500만원, 2017년에는 7억원가량이다.

▲한강 수상택시들이 계류돼 있다. ⓒ 프라임경제

경쟁력 풍부한데 연계 수단에서 발목잡혀…안타까운 지적

한강 수상택시는 애초 잘못 태어난 것일까? 한강 수상택시를 운영하는 특수임무유공자회의 운영 상황과 노력을 보면 노력 부족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감이 있다. 출퇴근 코스와 함께, 7개 한강관광코스를 두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의 수상택시는 1인 5000원의 요금을 받는다. 사전예약제로 운영하는데, 이는 선착장마다 배를 각각 두고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운항 과정에서 보면 서래나루에서 출발, 돌아와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스케쥴을 미리 고려, 들러갈 곳을 파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부득이한 것으로, 이상한 방식이거나 큰 불편 요소는 아니다.

한강 수상택시가 등장하고 나서, 많은 언론이 이에 주목한 이유도 이런 장점에 있다. 도로를 달리는 택시보다는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택시보다는 확연히 저렴한 요금에 주목한 셈이다. 거기에 도로와 빌딩숲으로 이어진 도로 출퇴근을 피해 한강을 즐길 수 있다는 무형적 요소도 장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강 수상택시는 출퇴근 코스 외에도 다양한 노선을 운영 중이다. ⓒ 서래나루

자가용 이동 혹은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 비교하면 그 가능성이나 종합 점수는 어떨까? 퇴근시간에 운항횟수가 많은 여의도-반포-뚝섬-잠실 구간에서의 시간 문제를 보면 6시50분 여의도 승강장을 출발하면,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서래나루 반포도선장까지 약 10분이 소요된다. 여의나루역에서 올림픽대로 반포대교 남단IC까지는 차로 17분가량이 걸린다. 다시 뚝섬 유원지에서 7시20분경 잠실 승강장으로 출발할 수 있다. 매일 교통 상황 등에 따라 오차폭이 있기는 하겠으나, 퇴근시간대 반포대교 남단IC에서 청담대교 북단IC까지 차량으로 27분 내외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대체로 절반 정도다.

하루 종일 만성적인 정체,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살인적인 서울 교통 상황을 고려하면, 강을 건너는 데 상당히 좋은 수단이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연계성. 뭍에 닿으면 다시 다른 무언가를 활용해야 하는데, 여기서 발목이 잡힌다. 올해 국정감사 이후에도 서울시 측에서는 "접근성 개선을 위한 교통개선 및 접근시설 설치와 요금감면, 신규 운행노선 도입 등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원론적 해명자료를 내놨다.

셔틀버스 편성을 적극 지원하는 등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과, 서울시가 생각하는 대안은 외형상 흡사해 보인다. 다만 교통정책 측면에서 왜 이런 구상을 하고 지원해야 하는지 철학적 고려가 부족한 상태라면 실질적 지원 대책이 나오기도 어렵고, 또 그 생명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결국 지하철을 갈아타고 이동하는 게 나은데, 왜 굳이 한강 수상택시를 타는가라는 문제는 왜 지하철을 두고 한강 수상택시에 지원을 하는가의 문제와도 맞닿는다.

여의나루역과 한강 수상택시 사이의 과정을 생각해 보면 그나마 낫다. 약 300m를 걷는다고 생각하면 큰 부담은 아니다(여의도초등학교와 여의도중학교 담장을 따라 걷는 도로와 비교할 만하다). 하지만 다른 승강장들은 문제가 있다. 과거 8831번 버스 폐선 사례에서 보듯, 단순히 노선을 끌어들이는 것은 해결책이 되기 힘들고 장기적인 구도와 비용 지출로 효율성을 거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노선은 잠실한강공원과 잠실역 그리고 한강 수상택시 연계성을 노렸으나, 수요 부족 문제가 대두되자 '시장논리'에 따라 결국 퇴장한 바 있다. 셔틀버스 편성을 적극 지원하는 등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수상교통 존재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와도 맞물린다.

리버버스 등 수상교통들만 수익성 논란? '적자 지하철'과 불균형

한강 수상택시의 고충은 그래서 크다. 서울시민 전체의 교통편의 증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크지만 수상교통 활성화 과정이 결국 자꾸 시장논리에 막히기 때문이다. 한강 수상택시의 출퇴근 요금은 5000원. 운영 주체가 바뀌기 전부터 변동이 없다. 출퇴근시간 요금이든 관광요금이든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을 거쳐 나오는 것으로 운영사가 임의로 정하는 게 아니다. 이른바 공공성 논리다.

5000원 자체가 수익성을 보장해 주는 최소비용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계 교통망 등 공공적 투자를 위한 거시적 안목도 바랄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아이러니라는 볼멘 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요금을 아예 시장논리로 풀어주든지 연계 교통 등을 거들어 주든지, 혹은 도선 및 유선사업법에 규정된 보조금 규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 주든지 여러 방법이 있지만 사실상 서울시에서는 어느 방면에서도 흡족한 답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수상택시의 내부 전경. 테이블과 함께 안락한 좌석을 갖추고 있다. 운송수단으로서의 의미 외에 관광인프라로의 발전 가능성이 크게 기대되는 이유다. ⓒ 프라임경제

한강 수상택시만이 아니다. 현재 정기 노선을 오가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유람선(이랜드)도 개별사의 적극적 투자로 활성화된 것이지, 수상교통 정책 수혜를 받은 성과는 아니라는 평이 우세하다. 이들 수단 외에도 새롭게 200인승 선박을 통한 대중교통으로 '리버버스'가 검토된 바 있으나, 결국 비용 대비 수익이라는 잣대로 무산됐다.

이렇게 서울시는 수상교통에 관해 수익성 문제와 공공성 논리 사이를 갈짓자로 횡보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대중교통수단과의 종합 고려다. 결국 지하철이 잘 깔려 있고 도로가 잘 깔려 있으니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활용하든 자가용을 타든 할 일이라는 손쉬운 답으로 도피하는 것이다. 새삼 수상교통에 대중교통 관점을 갖다 대면서 비용 지출을 비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뭐냐는 논리는 다른 대중교통수단의 실상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외눈박이 관점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준공영제인데, 적자 운영에도 고배당 등 문제를 일으켜 뉴스 소재가 된 바 있다. 지하철 역시 자체 수익성만으로 홀로서기를 한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5389억원. 노인 무임승차만 해결하면 손실이 안 날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 손실 가운데 무임수송 비용은 3540억원(65.7%)으로, 결국 인건비 등 방만 운영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을 위해 고려되는 대형 정책에서 수익성만을 놓고, 다른 요소들의 개입이나 변동(오차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없이 냉정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강을 건너다니는 다른 교통운송 내지 관광의 수단을 하나 더 만들어 선택지를 늘린다고만 생각해도 그 가치가 상당하고 검토 가치가 있는 것인데, 더욱이 관광 연계 발전 등 다른 부가가치를 생각하면 너무 안일하게 현상유지에 안주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법 규정을 통해 보조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어도, 수변교통이 발달한 세계 여러 도시들의 사례만큼만 정책적인 숨통을 틔워주기만 하면 수상교통의 다양한 형식이 발전할 수 있고, 행정과 운영주체들 모두 윈윈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반성적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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