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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찾은 아시아나항공, 항공업계 판 갈이 시작?

에어부산·에어서울 재매각 가능성 제기…국내 LCC 추가 인수합병 시나리오

권예림 기자 | kyr@newsprime.co.kr | 2019.11.13 15:43:03
[프라임경제]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새 주인으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컨소시엄(이하 HDC컨소시엄)이 선정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항공업계 내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인 금호사업이 HDC컨소시엄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날 HDC컨소시엄은 국토교통부가 진행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통과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으로 사실상 낙점됐다. 

앞서 열린 본입찰에서 HDC컨소시엄은 인수 희망가로 약 2조5000억원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달성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있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견해를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진행한 기자회견. 왼쪽부터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정몽규 HDC그룹 회장, 유병규 HDC그룹 부사장,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경영관리본부장. ⓒ HDC현대산업개발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진 만큼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지주회사 HDC그룹 산하 HDC현대산업개발의 손자회사로 들어가게 된다. 아울러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아시아나항공의 6개 자회사는 HDC그룹의 '증손회사'로 들어간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는 손자회사의 자회사인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 사항을 준수하지 못하면 해당 사유 발생 이후 2년 이내에 이를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이 HDC그룹 체제로 편입 시 상장사인 아시아나IDT(현재 76.20% 보유)와 에어부산(44.29% 보유) 지분 100% 보유를 위해 잔여 지분을 아시아나항공이 공개 매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HDC컨소시엄은 상당한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이 지난 4월 지분 매각을 결정한 이후 이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라며 "다음 관심사는 저비용항공사의 인수합병 가능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는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며 "경영난에 처해있는 이스타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열려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HDC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경영이 안정화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적극 관심을 표한 애경그룹 등이 항공업계 내 새로운 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애경그룹이 제주항공만으로는 항공시장에서 살아남기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것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쳐서다. 

또 KCGI도 인수전을 위해 2조원의 자금을 조달한 상태인 만큼, 다른 인수합병을 통해 항공업 입지 강화를 바라보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KCGI는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 그룹의 주주로서 항공 지분을 보유한 상황. 

한편, 국내 LCC 업계는 기존 6곳과 신규 항공사 3사 추가 투입으로 '과당 경쟁'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 불매운동의 장기화 및 홍콩 시위 사태 악화로 국내외 항공 수요가 삭감해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으며 보유하고 있는 B737NG 기종의 안전 점검 및 매각설 제기로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 또한 무급 휴직으로 들어갔다. 우기홍 대표이사는 "인력 운용 및 생산성 자구 노력을 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동시에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항공운송산업 정책 토론회에서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는 "국내 항공 산업의 중장기적 생존을 위해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되는 등 과감한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 항공 산업은 미국 산업 동향을 따라가는 편인데, 미국은 1978년 항공사업 규제 완화가 되며 매우 많은 항공사가 난립했다"며 "인수합병 등 여러 방법을 거쳐 현재 FSC 3곳과 LCC 4곳으로 정리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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