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오늘] LG LCD 일관생산체제 부푼 꿈, 中 저가공세에 산산조각

2019-11-15 16:23:41

- "LCD에서 OLED로 전환, 본격적 양산 시작해 경쟁우위 점할 것"

[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LG디스플레이는 LCD에 사활을 걸고 글로벌 1위 목표를 다짐했는데요, LCD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화창한 미래가 보장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일이 예상대로 진행되진 않았습니다. 중국의 저가공세는 생각보다 거셌고, 이로 인해 LG의 LCD 사업은 주춤하고 있습니다. OLED 시장의 성장도 큰 변화입니다. 'LCD 승부수'가 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LG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 부품 소재 패널 등 협력 체제가 완성되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경쟁력은 크게 올라갈 것이다. 올해 파주에 투자계획을 발표한 LG 3개사 생산라인 신·증설로 인한 직접고용 인원만 6200명 이상이며, 향후 협력업체를 포함해 총 4만2000명에 달하는 고용창출도 기대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11월15일, LG그룹은 부품·소재(LG화학·LG이노텍)에서부터 LCD패널(LG디스플레이)까지 LCD 일관생산체제를 뼈대로 한 중장기 투자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는 LCD 패널(LG디스플레이)이 중심인 파주 단지에 핵심 부품 '유리기판(LG화학)'과 '광원(LG이노텍)' 생산 라인을 확보해 'LCD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는 전략이었죠.

◆2009년 11월15일, LCD 중장기 투자로드맵 '승부수'  

당시 LG화학은 2012년 초에 1개 라인을 완공해 상업생산을 시작,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투자비 3조원을 들여 7개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LCD용 유리기판 사업에서 2018년 '매출 2조원 이상 달성' 목표를 이룰 생각이었죠.

LG이노텍 역시 1조원 이상 투자해 발광다이오드 백라이트유닛(LED BLU)과 조명용 LED 패키지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LED분야에서 2012년 약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글로벌 시장 점유율(LED패키지 기준) 10% 이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었죠.

▲LG디스플레이는 10년 전 LCD 일관생산체제 플랜을 세우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 LG디스플레이

당시 LG이노텍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LED 양산능력을 4배 이상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파주에서는 모니터 및 LCD TV에 적용되는 중대형 LED BLU용 LED 패키지 생산에 주력하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LCD 패널을 책임지는 LG디플레이도 이전 패널 생산라인 투자(2004년 9조원)에 이어 2010년까지 3조8471억원을 추가해 8세대 라인을 더 확보한다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런 중장기 프로젝트에 큰 차질이 없는 한, 2013년경 LG그룹의 LCD 일관 생산체제가 구축된 셈이었죠.

물론, 이보다 이전인 1995년부터 LCD사업을 시작한 라이벌 삼성전자는 10년만인 2005년 대형 LCD 판매 누적 1억대를 돌파했으며, 이후 △2007년 2억대 △2008년 3억대 △2009년 4억대 △2010년 5억대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시기였습니다. 이는 당시 트렌드인 LED TV용 LCD패널 시장을 선점한 결과였죠.

아울러 대형 TV용 LCD패널 판매 호조로 TV 부문에 있어 글로벌 출하량 25%(4100만대)를 판매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삼성전자는 2009년 LCD 패널 매출액 기준 177억달러를 달성, '8년 연속 LCD 매출 세계 1위'를 이어갔죠. 여기에 그치지 않고, LED 및 3D TV 등 뛰어난 신제품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주도하며 LCD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한다는 전략이었습니다.

◆2019년 11월15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

"파주 P7, P8라인 다운사이징을 기본으로 장기적 방향에서 고민하고 있다. 어느 팹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달 가진 '2019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는 현재 LG LCD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사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5조8217억원 △영업손실 4367억원이라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특히 영업손실액은 2011년 3분기(영업손실 492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치라는 점이 문제되고 있죠.

여기에 현재(3분기)까지 누적 손실액만 해도 무려 9374억원(1분기 1320억원·2분기 3687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예상 손실액이 '역대 최악'인 2006년 9452억원(회계 기준 변경 전 수치)보다 늘어난 '최대 1조5000억원'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계속되는 실적 저하에 LG디스플레이는 8.5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검토, 라인 감축과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투자를 확대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으나, 무려 1조원 이상의 누적 손실 때문에 투자 재원 마련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LG화학의 경우 최근 'LCD 소재 사업부문 매각'이라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및 전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그룹 의지가 반영됐다고 합니다.

LG이노텍 역시 계속되는 LED(발광다이오드) 부진으로 △생산량 △매출 △판가 감소 '삼중고'를 피하지 못하는 등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전장용·자외선(UV) LED 등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꾀했으나, 만족스런 결과를 도출하진 못했습니다.

실제 LG이노텍 LED부문은 영업흑자를 한 차례도 이뤄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매출도 △2016년 6947억원 △2017년 6516억원 △2018년 4565억원 등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올 1분기 역시 전년대비 16%나 감소한 1044억원에 그쳤습니다. 저가 LED 생산 축소에 따른 매출 하락분을 고부가제품이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LG LCD 사업의 몰락은 최근 한층 거세진 중국 업체 물량 공세와 함께 LCD 가격 하락 등이 겹친 영향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2019년 기준) LCD시장 33%를 차지해 한국을 1%p 차로 따돌리고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오는 2024년 중국 LCD시장 점유율이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죠.

▲LG디스플레이는 생산라인 감축과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 LG디스플레이

이런 LG와는 달리, 일찍부터 OLED으로 시선을 돌린 삼성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OLED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확보할 것(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 기준)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매출 9조2600억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에 달하는 성과도 이뤄냈습니다.

결국 LG 측 역시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확보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이하 OLED) 양산 기술을 살려 지난 9월부터 중국 광저우에서 대형 OLED 양산을 시작했으며, 파주 공장에 추가 투자를 통해 10.5세대 라인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문제는 현재 BOE나 CSOT 등 중국 업체들 역시 OLED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LCD 가격 하락 여파가 중국 내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산 저가 공세가 LCD에서 OLED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삼성 측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생산 효율 향상, 차별화 기술 적용 확대, 제품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LG 관계자는 "중국산 디스플레이의 물량 공세로 LCD 판매가가 예상보다 많이 내려가 상황이 좋지 않다"며 "LCD에서 OLED로 전환해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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