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칼럼] 코치의 악몽

2019-11-18 15:27:49

[프라임경제] "오늘 코칭을 받으시기로 했습니다만, 지소미아 관련 중대한 이슈가 걸려 있으니, 어디 경황이 있으시겠습니까?"

"경황이 없을수록 그걸 잘 정리해 주는 것이 코치 역할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핫 하. 이것 아니면 저것, 언제 바람 잘 날이 없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군요. 지소미아 이것도 그저 일과성 이슈로…."

"정치 이슈에 일과성 아닌 것이 어디 있습디까? 코치 선생. 위(엄지를 치켜세워 천정을 가리킨다)의 오락가락 생각에도 맞추어야 하고…, 불벼락 떨어질 이슈도 그 순간 철판 깔고 기지(機智)만 잘 발휘하면, 오히려 기막힌 판세 역전 계기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안 할 말로 선수야 뭐 어디 악재 호재를 가려서 뛰나요? 모든 이슈가 다 건수더라 이 말예요. 이쪽저쪽 눈 먼 떡고물 떨어지는 것도 그렇고. 핫 하."

"역시 걸림이 없으시군요. 그럼 오늘은 무슨 주제를 다루고 싶으신지요?"

"바보야, 문제는 선거야! 그런 제목 글이 있더라구요. 코치 선생은 내년 4월 선거를 승리로 이끌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가르쳐주시구려."

"선거의 승리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얻으면 승리라 하실 건가요?"

"글쎄, 우리 당이 150석을 얻는다는 정도?"

"그렇군요. 그 의석 수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쉿, 코치 선생은 비밀 준수 선서를 한 분이니 까놓고 속내를 얘기해도 될까요? 그래야 코칭이 제대로 먹힌다 이 말씀? 실은 당의 의석 수 확보도 확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반대 세력을 지리멸렬시켜 몇 개 군소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 전략 목표랍니다. 이 전략 목표만 달성하면 그 다음은 다 작전하고, 합종연횡 해서…."

"그렇게 해서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라면 어떤 것이 있나요?"

"많지요. 우선 내각제 개헌을 해야 하고, 공수처법 등 검찰 혁신도 두말 없게 확립하고, 그렇게 해서 불필요한 정쟁을 없애는 겁니다. 사람 중심 복지사회를 만들고 통일 헌법을 단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도 일사불란하게…."

"그러니까, 이른바 자유민주주의가 좀 훼손되더라도 강력한 지도 체제와 세력을 구축해서 효율적으로 연방제, 단계적 통일을 위한 기반을 만든다 그런 목표이시군요?"

"핫 하, 역시 코치 선생은 내 말의 요점을 잘 짚어 준단 말이야."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미래는 국민에게 어떤 행복을 약속하는 미래가 될까요? 당장 지소미아 후폭풍이 우선 무서운 경제 압박으로 닥쳐오리라는 예상들이 많던데, 과연 어떤 일이 예상되며 이에 대한 대책은?"

"코치 선생, 역시 말이 통하는 분이야. 민생이 어려워 질 테니 홍보 대책을 미리 갖추어 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네요. 그런데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우? 코치 선생. 경제가 어려워져야 국민들의 국가의존도가 높아지고, 생각들이 먹고 사는 일에 단순화 되어 차라리 절대권력에 복속하고,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이론 말씀이오. 보세요. 남미국가들 경제가 하락할수록 강력한 리더와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지 않습디까? 행복지수도 높은 편이구요."

"… …"

"코치 선생이 대책 물어보니 정리가 잘 되네요. 역시 코칭의 위력이야! 핫 하. 지소미아 후폭풍으로 미국이 일본 시켜 경제 제재하면, 그건 강력한 반일 이벤트로 풀면 되고. 지난 번 거북선, 죽창 운운은 좀 유치했으니 고단수 작전을 세우라고 해 놓았어요. 그 계기로 자본 시장에서 빠지는 자유세계 자본은 중국에게 부탁해서 얼마간 채워 넣는 걸 작전해야 하겠지요. 중국 경제가 어렵다지만 어차피 일대일로의 시발점을 남한에서부터 하겠다는 것이 대국(大國) 생각이었으니…, 저들이 내건 지방자치제 강화, 조선족, 중국 유학생에 대한 이민법 완화 등 조건에 우리가 어차피 영합할건데, 그 정도야 받아들여 주겠지요. 결국 우리 땅 저희들한테 내어준다는데 뭐. 미국이 직접 경제 제재나 기타 압력 들어오면 그거야 불감청고소원, 국민들에 대한 반미 선동이 미순이 효순이 때보다 더 잘 약발 먹힐 터이니, 결국 단계적 동맹파기로 가면 대국, 러시아, 북한이 얼씨구 지원해 줄꺼고…, 대국민 홍보하는데 유튜브가 좀 걸리적거리기는 하지만 그 정도야 다 대책이 있지요. 요즘 우파 유튜브들 간에 싸움질 하는 거 못 보셨수? 그게 다 자연발생적이라고 보시우? 핫 하" 

고객의 호탕한 웃음 소리에 놀라 그만 잠이 깨었다. 아무리 코칭을 천직 삼았지만 왜 이따위 꿈까지 꾸게 되는 거지? 꿈은 깨고 나면 잊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 꿈은 달랐다. 그 개기름 번들거리는 고객의 철면피 얼굴이 현실인 것처럼 확연히 기억됐다. 꿈 속에서는 무슨 부정선거 이야기도 나왔던 것 같았는데, 그 부분은 잊어버려 기억되지 않았다. 식은 땀이 등줄기에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허달 칼럼니스트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 (전) SK 부사장, SK아카데미 교수 / (전) 한국화인케미칼 사장 / 저서 '마중물의 힘' '잠자는 사자를 깨워라' '천년 가는 기업 만들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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