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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우리문자 '한글' 설 자리는 과연 어디

 

엄미경 청년기자 | mkeoum@naver.com | 2019.11.19 11:46:15
[프라임경제]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도, 길을 걷다 주변을 돌아봐도 어렵지 않게 영어 표기를 볼 수 있다. 언제부턴가 한글 소중함과 위대함이 사라진 자리에는 영문 표기 멋스러움이 대신 차지하고 있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세종대왕 위상과 한글 창제 가치를 배워왔건만, 지금은 그 가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대중교통은 물론, 식당과 주거용 건물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영어'가 넘쳐흐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는 한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영어'를 꼽은 바 있다. 이탈리아인이라 영어를 하지 못하던 그는 한국 생활을 위해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결국 영어를 배웠다고 한다. 

이처럼 외국인이 보기에 현재 한국 사회에는 한글보다 영어가 더 눈에 자주 띄며, 한글보다 영어를 배워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번화가를 거닐다 보면 영어 간판이 수십개에 달하고, 안내문 및 제품 포장지에도 영어 단어를 한글로 옮겨 쓰거나 혹은 아예 영문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분명 대체 가능한 한글이 있음에도, 일상생활 속 영어 남용 사례가 많다는 점은 어쩌면 한국사회의 안타까움과 쓸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영어가 쓰인 곳은 우리가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버스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버스 하차벨 영문 표기. = 엄미경 청년기자


주의 깊게 보지 않거나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최근 서울 신형 버스 일부에는 영문 'STOP'으로만 표기된 하차벨이 부착됐다. 기존 버스 하차벨 버튼 밑에 '하차벨'로 표시된 손가락 그림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여전히 하차벨 버튼에는 영문 'STOP'만 적혀있을 뿐.

물론 버스 하차벨을 한글 표기로 변경하는 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국제화 흐름 혹은 영어 표기가 예쁘다거나 고급스러움 때문이라면 굳이 우리말이 존재함에도 무분별하게 외국어를 차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버스 하차벨을 △멈춤 △내림 △정지 △하차 등 한글 표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한국에 살아가는 것에 조금은 자긍심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말을 소중히 하자'라는 말이 이상적으로만 존재하는 말이 아니라면 현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부터 한글 사용 표기를 늘려야 할 것이다. 러시아·독일·일본·대만 등 버스 하차벨을 봐도 자국 언어로 표기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외국어로만 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어르신들을 포함한 외국어를 모르는 이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해 소외감을 느낄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또 잘못 이해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글을 우선적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엄미경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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