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방탄유리 마케팅' 테슬라 사이버트럭, 인기비결은 100달러?

이전 모델 대비 저렴한 예약주문 가격…"구체적 생산날짜 없어 거품 빠질 것"

권예림 기자 | kyr@newsprime.co.kr | 2019.11.25 18:05:44

테슬라 사이버트럭(Cybertruck). ⓒ 테슬라

[프라임경제]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서 공개된 테슬라의 신형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Cybertruck)'의 사전주문이 18만건을 훌쩍 넘겼다. 

무엇보다 혹평 받는 투박한 디자인, 신차 공개 행사에서 망신을 당하는 해프닝이 발생해 공개 다음 날인 22일 테슬라 주가는 6.14%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폭발적인 사전주문량에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예약주문 계약금이 100달러(약 11만원)에 불과한데다 취소할 경우에도 전액 환불이 가능한 만큼 사전주문 상당수가 허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이버트럭의 주문건수는 현재까지 14만6000건"이라며 이것은 "광고와 유료홍보 없이" 이뤄낸 성과라고 자랑했다. 이는 21일 LA 호손의 테슬라 디자인센터에서 사이버트럭의 세 가지 버전을 공개한 후 48시간만이다.

뿐만 아니라 머스크는 곧바로 24일 "18만7000건"이라는 글을 게재, 하루 만에 주문량이 4만건 이상 업데이트됐음을 알렸다.

이처럼 놀랄만한 사전주문량에도 불구하고 현재 테슬라의 야심작 사이버트럭은 온라인상에서 온갖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된 상황. 이는 데뷔전에서 사이버트럭의 방탄유리 기능 시연 도중 방탄유리창이 갈라지는 참사를 당해서다.

21일 발표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깨진 유리창의 사이버트럭 앞에 서있다. ⓒ 유튜브 화면 갈무리


구체적으로 21일 차량 발표회에서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의 방탄유리 기능을 보여주겠다며 테슬라 수석디자이너 홀츠 하우젠에게 유리창에 금속 공을 던지게 했다. 

앞서 쇠망치로 문짝을 내려쳐도 멀쩡했던 사이버트럭이었지만, 금속 공이 창문을 내리치는 순간 유리는 '쩍' 소리를 내며 갈라졌고 공 크기의 구멍을 남겼다. 하우젠은 다른 창문에 다시 한 번 공을 던졌지만 같은 결과를 낳았다. 당시 머스크는 당황한 모습을 숨기지 못한 체 "그래도 공은 안 들어갔다", "좀 개선을 해야겠다"라며 변명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실패한 시연과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법한 디자인을 갖춘 사이버트럭이지만, 예약주문 가격이 그동안 테슬라가 선보였단 다른 제품에 비해 훨씬 낮은 점이 폭발적인 주문량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이버트럭의 경우 100달러에 불과한 반면, 2016년 테슬라가 선보인 모델 3는 1000달러의 보증금을 요구했고 출시 예정인 테슬라 SUV 차량인 모델 Y를 위해서는 2500달러의 보증금을 내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론 머스크의 주장처럼 사이버트럭의 주문이 실제로 18만을 넘었을 수는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이는 '예약주문'일 뿐이다"라며 "테슬라 홈페이지에 들어가 전액 환불 가능한 100달러만 내면 누구라도 예약주문이 가능해 접근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사이버트럭 출시될 시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고 차량을 얻게 되는 고객의 숫자는 이보다 낮은 수치일 확률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사이버트럭 예약 주문 페이지. ⓒ 테슬라 홈페이지


또 일각에서는 사이버트럭의 정확한 생산날짜가 확실치 않은 만큼 사전주문량에는 많은 거품들이 추후에 제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테슬라 홈페이지에는 2021년 후반에 생산을 개시한다고 적혀있긴 하지만, 미국 CN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테슬라의 유일한 미국 생산 공장은 확장하지 않는 한 추가생산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이와 관련 조세프 스팍(Joseph Spak) RBC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투자 분석메모에 "테슬라는 예상 타임라인보다 늦게 움직이는 버릇이 있다"며 "시장에 제품을 내려고 노력할 것은 의심하지 않지만, 이번 발표회의 주된 목적은 마케팅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적었다. 

같은 날 제프리 오스본(Jeffrey Osborne) 코웬 애널리스트도 투자 분석메모에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출시를 서두른 것처럼 보인다"며 "사이드미러와 와이퍼와 같은 많은 기능이 누락됐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테슬라의 6번째 전기차 모델인 사이버트럭은 △싱글모터 3만9900달러(약 4700만원) △듀얼모터 4만9900달러(약 5878만원) △트리플모터 6만9900달러(약 8234만원) 총 3종류다. 

머스크 트위터에 따르면 현재 사이버트럭 예약주문 비율은 △42% 듀얼모터 △41% 트리플모터 △17% 싱글모터 순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