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초고층 힐스테이트 조성 박차…집창촌 '자갈마당' 역사 뒤안길로

2019-11-26 17:17:24

- '국내 3대 집창촌' 을사늑약 후 일본인들이 조성…개발 후 신시가지 형성 기대감

▲국내 5대 집창촌으로 꼽히던 대구 중구 도원동 소재 자갈마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자갈마당이 사라진 사리에는 최고 49층 규모의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로 정해졌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국내 5대 집창촌이자 대구·경북지역 최대 규모였던, 대구 중구 도원동의 자갈마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우범지대로 꼽히며 밤에는 골목길로 다니는 것이 회피됐던 해당 부지에는 49층에 달하는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일 찾은 자갈마당부지의 도원동 주상복합 신축사업현장은 시행사인 도원개발이 지난 5월말 사업승인을 받은 뒤 시작한 철거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돼 잔해제거잔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도원동도시개발은 지난 13일 시공사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고 다음달 3일 입찰을 마무리한다는 것이 절차계획이지만, 사업 준비단계에서부터 일찌감치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해 있었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전언이다.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과 시행사 도원개발이 현장에 설치한 현수막. = 장귀용 기자



실제 현대건설은 15일 시행사인 도원개발의 사업비 대출금 2800억원에 대한 조건부 채무인수를 공시했다. 채무인수 조건은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책임준공을 이행하게 되면 의무가 소멸한다.

채무인수는 시행사인 도원개발의 신용공여를 위한 것으로,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실제 20일 찾은 현장에는 현대건설과 도원개발이 설치한 현수막들로 시공사 선정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행사인 도원개발과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1만9080㎡에 달하는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아파트 886가구와 오피스텔 256실을 포함한 주상복합단지를 개발할 예정이며, 준공 예상 시기는 오는 2023년 3월이다.

서울 '미아리'와 인천 '옐로하우스' 부산 '완월동' 창원 '서성동'과 함께 전국 5대 성매매집결지였던 자갈마당이 사라지고, 인근 지역을 대표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20일 찾은 도원동 주상복합 신축현장에는 자갈마당 철거 후 잔해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 장귀용 기자



자갈마당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뒤 대거 들어오기 시작한 일본인들이 현재의 대구 중구 태평로1가에 자리 잡으면서, 1908년 거주지 서북쪽에 유곽을 만든 것이 그 시초다. 1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존재한 집창촌인 셈. 

이 일대는 대구사람들에게는 북성로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일본인들이 살던 적산가옥이 많이 남아있다.

공구골목과 공장 등이 대부분이었던 북성로는 최근 적산가옥들 대부분이 공방이나 카페, 박물관 등으로 바뀌고 문화거리로 조성되면서 신세대가 찾는 명소로 탈바꿈돼 다시 번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갈마당은 이러한 북성로의 변신과는 별개로 최대 100개가 넘는 점포가 운영되기도 했던 자갈마당은 그자체가 인근 골목을 슬럼화시킨 데다가, 2004년 특별법 제정 이후 성세가 약해지면서 퇴락의 길로 접어든 바 있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대거 대구에 자리잡은 일본인들은 북성로 일대에 모여살며 군락을 형성했다. 자갈마당은 이때 일본인들이 유곽으로 지으면서 시작됐다. 사진은 일본인 적산가옥을 카페로 새롭게 꾸민 모습. = 장귀용 기자



인근 주민들은 자갈마당이 사라진 데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자갈마당을 찾는 방문객들과 자갈마당 종사자들이 지역경제에서 무시하지 못하는 경제주체이긴 하지만 슬럼화된 지역이 신시가지로 변모되고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설사라고 할 수 있는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도심에 비해 퇴락한 인근 지역이 새롭게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도원동에서 태어났다는 30세 주민 A씨는 "사실 지인들에게 이 근방에 산다는 것을 말하기 꺼릴 때가 많았는데, 동네가 새롭게 변모되고 활성화될 것을 생각하니 개발소식이 반갑다"며 "특히 최근 인근이 개발되면서 동네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는데 대형건설사 브랜드도 들어오게 되면 확실히 상전벽해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북성로 상인 B씨는 "북성로 연탄불고기와 자갈마당이 지금껏 북성로 일대에 많은 방문객을 불러왔고, 자갈마당의 종사자들도 지역소비경제에 이바지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주거타운이 형성되면 손님들의 모습도 달라지고 옛 풍경이 많이 남아있는 북성로도 자연스럽게 변화될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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