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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일파만파 'DLS·DLF' 사태…대체 그게 뭔데?

 

설소영 기자 | wwwssy@newsprime.co.kr | 2019.12.03 11:35:24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펀드(DLF)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민주노총, 민변 및 참여연대 관계자 등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당국의 책임 촉구 및 금융위·금감원·고용보험기금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 해외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에 투자한 박씨(54세)는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은행이 투자자를 속이고, 금융상품을 판 사기꾼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분노를 자아낸 건 영국과 미국 이자율스와프(CM5) 금리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계된 파생금융상품이었다.

위 사례에서 보듯, 박씨는 은행에게 속아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은행 판매원이 파생 상품 위험성을 알리지도 않았고, 심지어 원금 손실 가능성조차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DLS 및 DLF가 정확히 뭔지도 몰랐을 일반 고객들은 '전문가'인 판매원의 감언이설에 속아 덜컥 최소 수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것이지요. 아마 기본 개념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보장된 수익'이라는 달콤한 말은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쏟아지는 기사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기본 개념들을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DLS·DLF를 풀어보자면 Derivatives(파생상품) Linked(결합) Securities(증권) 또는 Fund(펀드)라는 의미입니다.

즉, 전 세계 금리·환율·통화부터 금·은·원유·부동산 등 실물자산까지 다양한 기초자산 가치가 등락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되는 상품입니다. 만약 판매처가 증권사이면 DLS, 은행일 경우 DLF로 부르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기 때 독일 금리가 처음보다 올라가면 돈을 버는 해외금리연계형 DLS, 원유가격이 기준보다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수익 8%를 보장하는 원유 DLS같은 상품이 있죠.

최근 논란이 된 독일 국채 10년물 상품(우리은행)은 6개월 만기시 금리가 기준보다 높으면 원금에 약정 금리 4.2%가 추가 지급되죠. 반면, 금리가 낮으면 0.1% 하락할 때마다 원금 20%씩 손실을 보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서 문제되는 부분이 바로 상품을 판매한 은행 '거짓말'이었습니다.

가장 대표 거짓말이 바로 "고객님, 이거 예금 적금이랑 똑같아요. 설마 독일·미국·영국 같은 선진국이 망하겠어요?"라는 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금 손실 위험이 없으니 믿고 펀드를 사라'는 달콤한 '영업멘트'였던 거죠.

여기에 넘어간 고객들은 전 재산을 투자,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으나 이미 빈털터리된 후였습니다. 믿었던 은행 '배신'이던 셈이죠.

이번 펀드 피해자들에 대한 조정절차가 오는 5일에 열립니다. 일부 불완전 판매 사례가 확인됐고, 피해자들은 '사기 판매'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만큼 배상비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은행이 판매한 고위험 파생 상품 '파워인컴펀드'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에서 투자자에게 50%를 배상하라고 권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사례 등에 비춰볼 때 이번 배상 비율 역시 최대 50% 정도로 추측되고 있지만, 투자 손실률이 최대 98%에 달하기에 그 이상으로 결정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이번 DLF 사태를 통해 '위험이 전혀 없는 파생 상품은 없다'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파생상품은 결국 서로 반대 상황을 예측하는 투자자들이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내가 손해 안 보고, 100% 이익만 보는 파생상품은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죠.

결국 피해 방지를 위해선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 위험 정도를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혹시 모를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판매직원 양해를 구하고, 설명 내용을 녹음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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