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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아시아 제패 넘어 '월드클래스'라는 행복한 낙관

2010 FIFA 월드컵 본선 조추첨…손흥민 선수 발롱도르 22위 '아시아 역대 최고'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9.12.04 08:34:05
[프라임경제] 월드컵(World Cup). 월드컵은 올림픽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스포츠대회 중 하나이자, 가장 규모가 큰 국제 축구대회인데요. 국제 축구 기구인 국제 축구 연맹(Federation of 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이하 FIFA)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지난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처음 열린 이후 4년마다 개최되고 있습니다. 

10년 전 오늘 2009년 12월4일 2010 FIFA 월드컵 본선 조추첨이 열렸습니다.

당시 한국은 조추첨 결과 △그리스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와 함께 B조에 배정됐고, 조별 리그에서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주목해야할 부분은 16강 진출입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상 최초로 원정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서입니다.

축구. 널찍한 운동장에 공 하나만 던져 놓아도 자연스레 경기가 시작된다는 엄청난 스포츠인데요. 

지난 10년 동안 월드컵은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총 3번 열렸으며, 그 사이 한국 축구 역시 큰 성장을 이뤘습니다. 3번의 월드컵을 거치는 동안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를 대표하는 인물도 바뀌었는데요. 구체적으로 박지성 선수에서 손흥민 선수로 이동했습니다. 

사진은 박지성 선수가 2010년 6월12일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에서 승리를 확정짓는 골을 넣고 환호하는 모습. ⓒ 연합뉴스


조금 억지스러움이 있지만, 2019년 12월4일 기준 박지성 선수가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기간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약 10년이며, 2010년부터 국가대표를 시작한 손흥민 선수도 활동 기간이 약 10년입니다. 물론, 손흥민 선수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두 선수 모두 영국의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에서 한국인으로써 자부심을 충분히 가질만한 업적을 남겼고, 또 남겨가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자부심.

이 때문에 영국을 포함한 해외 언론들은 '메시 vs 호날두'처럼 '박지성 vs 손흥민'이라는 주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자주 펼치고 있는데요. 그러나 매번 승부는 나지 않습니다. 두 명 모두 대단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어서죠.

그럼에도 공통된 의견은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선수 업적 면에서는 박지성이, 선수 기량 면에서는 손흥민이 앞선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손흥민 선수가 향후 박지성 선수만큼의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 손흥민 선수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에서 통산 3번째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받았다. ⓒ 연합뉴스


일단, 손흥민 선수가 최근 트로피는 아니지만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축구계 최고의 상인 발롱도르(Ballon d'or, 1956년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 풋볼'이 창설, 프랑스어로 '황금빛 공'이라는 뜻) 최종후보 30명 중 22위에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쓴 것입니다. 

앞서 설기현 선수(2002년)와 박지성 선수도(2005년) 발롱도르 후보 명단(50명)에 이름을 올린 바 있지만, 득표를 하지는 못했었는데요. 

이번 발롱도르를 통해 아직까지도 아시아 선수에 대한 선입견이 상당한 유럽에서의 손흥민 선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고, 손흥민 선수가 앞으로의 써내려갈 역사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발롱도르를 통해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가운데 손흥민 선수와 함께 한국 축구의 향후 10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축구를 빛낼 미래로 꼽히는 이강인 선수입니다.

지난 6월 이강인 선수가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에서 대회 최우수 선수상인 골든볼을 수상한 뒤 시상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이강인 선수는 지난 3월11일 만 18세 20일의 나이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는 역대 7번째로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팀에 뽑힌 것입니다. 

또 스페인 프로축구 1부 리그 라리가(LaLiga) 클럽 발렌시아 CF에서 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 최연소(만 17세253일) 유럽 1군 무대 등장이라는 역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발렌시아 CF 구단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외국인 선수인 동시에 발렌시아 CF의 첫 아시아 출신 선수이며, 18세 218일의 나이로 골을 넣은 이강인 선수는 발렌시아 CF의 역대 외국인 최연소 득점자이자 구단 최초의 아시아인 득점자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강인 선수는 한국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에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은 선수로 기록돼 있습니다. 

지난 3월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손흥민 선수가 이강인 선수에게 훈련 전 장난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처럼 뭐만 했다하면 최초인 이강인 선수는 현재 △박지성 선수 △손흥민 선수의 계보를 이어갈, 혹은 그 이상의 흔적을 남길 선수로 국내외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데요. 최고의 유망주 선수답게 이강인 선수는 이를 반증하듯 남다른 발자취를 남기고 있습니다. 

올해 이강인 선수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에서 올해의 유망주상을 수상했으며,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는 한국 남자 축구 사상 FIFA 주관대회 최고 성적표인 준우승으로 이끎과 동시에 골든볼 수상자(첫 한국인 남자 선수)가 됐는데요. 

무엇보다 골든볼을 수상하는 과정에서 이강인 선수가 남긴 기록이 상당합니다. 그것은 2005년 골든볼을 받은 리오넬 메시에 이어 14년 만에 18세의 나이로 골든볼을 받은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이외에도 2019 AFC 어워즈에서는 손흥민 선수가 올해의 선수 국제선수상을 수상(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하면서 '손흥민-이강인'으로 이어지는 커넥션을 의도치 않게 증명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지난 10년간은 박지성 선수와 손흥민 선수를 통해 한국 축구가 성장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를 통한 '행복한 낙관'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들이 아시아 제패를 넘어 한국 축구도 지속적으로 국제적 수준의 선수(월드클래스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안겨줄 것임에 틀림없다는 그런 행복한 낙관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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