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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 덕에 훨훨 나는 K-OTC, 이유 있는 인기

일거래대금 148억원 역대 최고 기록…소수 기업 큰 비중은 '숙제'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19.12.06 13:33:58
[프라임경제]  소액주주 대상 양도세 비과세 혜택, 비보존을 필두로 한 대장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K-OTC는 최근 알짜배기 기업들의 활약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은 2014년 8월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로비에서 열린 K-OTC 출범식에서 박종수 전 금투협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상장사 대표들이 현판식을 진행하는 모습. ⓒ 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K-OTC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공시 의무가 없는 만큼 투자 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보존, 코스닥 고배 이후 '화려한 부활'

비보존은 지난 11월26일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이 임상 2b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비보존은 그동안 6건의 임상에서 신약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한 데 이어, 지난 8월 위약군과 대조를 통해 효과성을 검증하는 형식으로 설계된 임상 2b상을 종료한 바 있다. 

현재 비보존은 연내 오피란제린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 

이에 올해 8월1일 2만1000원이였던 비보존 가중평균주가는 11월26일 임상 2b상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인 11월25일 6만3100원 대비 13.47% 오른 7만4500원으로 뛰어올랐다.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지난 5일 기준 7만1100원을 기록했다. 

가중평균 주가는 K-OTC에서 종가를 대신해 쓰는 기준가격으로 시가총액을 주식 수로 나눈 지표다. 

최근 K-OTC 대장주로 통하는 비보존은 정작 코스닥시장에서 외면을 받은 기업이기도 하다. 비보존의 경우 당초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를 활용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난 6월 전문평가기관 기술성평가에서 미끄러지며 코스닥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이두현 비보존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약 승인이나 기술이전이 된다 해도 기술특례상장 또는 코스닥 상장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K-OTC는 비보존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3월 출범 3년 7개월 만에 누적거래대금 1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 9월 누적 거래대금 2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K-OTC의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3년 사이 4배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10월28일에는 비보존 효과로 일거래대금이 148억원을 돌파,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OTC, 거래 '안정성·편리성' 시장 활성화 기여

K-OTC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해당 시장은 올해에만 총 14개사가 신규 거래 업체로 참여하는 등 기업 진입이 활력을 뛰고 있는 모양새다. K-OTC의 현재 거래 기업 수는 135개사, 전체 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5일 기준으로 15조308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K-OTC에 투자자가 몰리는 첫 번째 이유는 비보존과 같은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카페24(042000), 웹케시(053580), 지누스(013890) 등이 K-OTC에서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중 지누스의 경우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대형주로 이전 상장 첫날 종가 기준 8만3000원을 기록하기도 해 성공적인 이전 상장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두 번째는 지난해부터 소액주주의 중소·중견기업 양도소득세 면제, 증권거래세율 개편 등이다. 더불어 거래 안전성과 편리성이 부각된 점도 K-OTC 활성화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비보존 효과와 더불어 증권거래세율을 0.25%로 인하하고, 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대상을 확대 시행한 점 등이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장점들이 돋보이고 있는 K-OTC이지만, 시장에서 소수 기업 비중이 높다는 지적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5일 기준 비보존의 일거래대금은 49억7000만원으로 전체 58억7000만원의 84.75% 비중을 차지했다. 거래 실적 대부분이 비보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K-OTC가 최대 거래대금을 경신했던 지난 10월28일과 지난 달 5일에도 비보존의 거래대금 비중은 각각 75%, 92%에 달했다. 

현재 K-OTC는 몇몇 기업들의 비중이 높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비상장주 거래량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K-OTC는 2014년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던 비상장주식 장외 매매시장인 '프리보드'를 확대 개편한 장외주식시장을 말하며, 현재 거래 가능한 비상장 주식 발행회사수는 134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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