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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자동차 소비패턴 바꾼 한국GM의 야무진 도전

최근 자동차 시장 트렌드 '소유' 개념 벗어나 '공유' 시장으로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12.06 08:41:12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09년 12월6일에는 자동차 리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해당 차량은 바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였죠.

당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와이퍼 에어백에서 결함이 발견돼 GM대우가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는데요. 이처럼 당시 '리콜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던 'GM대우 마티즈'는 현재 '쉐보레 스파크'로 이름이 바뀌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마티즈와 같은 경차가 높은 인기를 끌던 2009년과 달리, 10년이 지난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이와는 정반대로 대형 세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큰 차체를 선호하는 추세죠.

지난 10년간 한국GM이 국내 자동차 소비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습니다.

◆쉐보레로의 변화, 그리고 세그먼트 개척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09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IMF 외환위기(1998년) 직후 실속 소비 경향으로 '국가대표 경차'로 자리매김한 GM대우 마티즈와 경차 제원 변경(2008년)에 따라 이전 소형차에서 편입된 기아차 모닝의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했죠.

그러던 중 마티즈 제작사인 GM대우는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2011년 3월 사명을 '한국GM'으로, 그동안 써온 대우 브랜드를 제네럴모터스(GM) 주력 브랜드 '쉐보레(Chevrolet)'로 변경한 것입니다. 이에 마티즈 역시 해외와 동일한 쉐보레 '스파크'로 차명을 바꾸면서 13년간 세그먼트 강자였던 마티즈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죠.

쉐보레 CI. ⓒ 한국GM

다행히 국내 내 경차 세그먼트는 유가 급등 및 신차 효과 등으로 판매실적이 IMF 시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단단히 막강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스파크 역시 2011년4월 당시 전월대비 11.3% 증가한 5634대를 판매하면서 '경차계의 강자'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스파크를 비롯한 쉐보레 브랜드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한국GM은 이외에도 △쉐비 케어와 같은 서비스 차별화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 등으로 국내 현대·기아차 독주체제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죠.

실제로 스파크 성공에 힘입은 한국GM은 2013년 2월 쉐보레 트랙스를 선보였는데요. 글로벌 GM 소형차 개발을 맡은 한국GM 주도 아래 개발된 트랙스는 당시 트렌드인 다운사이징을 실현하면서 관련 업계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쉐보레 트랙스. ⓒ 한국GM

무엇보다 트랙스는 그 당시로는 획기적인 국내 최초 '소형 SUV'였죠.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시대를 앞서간 듯합니다. 국내 소형 SUV 시장 선구자이었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들을 거뒀기 때문이죠.

트랙스가 출시한 지 불과 6개월 뒤인 11월 등장한 QM3(르노삼성)을 필두로 △티볼리(쌍용차) △셀토스·스토닉(기아차) △코나·베뉴(현대차) 등이 현재 '소형 SUV 흥행' 열풍을 이어 받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렉트릭 쇼크, 그리고 '미국산' 투트랙 전략

이후에도 한국GM은 다른 시장에도 도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바로 '일렉트릭' 전기자동차로, 2017년 4월 쉐보레 볼트(Bolt) EV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국내 장거리 전기차 시장'을 견인하기 시작했죠.

실제 쉐보레 볼트 EV는 2017년 국내 출시 이후 2년 연속 사전예약 개시 당일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다만, 전기차 시장 역시 후발주자 코나 일렉트릭(현대차)과 니로 EV(기아차) 등이 등장하면서 한국GM '일렉트릭 쇼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사라졌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소비 패턴 및 취향이 크게 바뀌면서 경차보단 대형 SUV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경차는 모닝과 레이(이상 기아차), 그리고 스파크(쉐보레)만이 그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에 그치고 있죠.

이와 달리, 대형 SUV 시장은 지난 연말 출시된 팰리세이드(현대차)를 시작으로 모하비 마스터(기아차), 트래버스(한국GM)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쉐보레 트래버스. ⓒ 한국GM

트래버스는 한국GM이 철수 위기 직후 국내 생산차종에 수입차종을 대폭 늘려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의 선봉장입니다. 특히 트래버스는 미국산 수입으로 국내에 공급되는 '정통 아메리칸 대형 SUV' 이미지를 내세워 적지 않은 판매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자동차 시장 트렌드는 기존 '소유' 개념에서 벗어난 '공유' 시장으로 한층 확대되면서 새로운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죠.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도 제조업에서 벗어나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겠다는 점 등이 이런 트렌트 변화를 뒷받침합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공유경제 △친환경차 4대 핵심 영역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소비자 맞춤형 퍼스널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이런 변화에 맞춰 경차와 전기차 등으로 신차 시장을 선두했던 한국GM이 기술 혁신을 통해 또 한 번 화려한 비상의 날개를 펼칠지, 마티즈와 같이 추억 속 자동차 제조사로 남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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