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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한지주 향한 금감원 우려 '관치' 아닌 '이치'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19.12.06 19:01:53

[프라임경제]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권 지배구조에서 겨울철 칼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있어 금감원이 여전히 관섭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공정하고 투명한 소신'을 주장하던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을 놓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당초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것.

하지만 금융당국 쪽에서 절차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후임 절차 및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던 신한금융은 지난 4일 조용병 현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라바자산운용 사장을 후보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만나 자제 의견을 전달했으며, 재판을 받고 있는 조용병 회장 연임과 관련해 "재판 결과가 그룹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법률적 리스크를 고려해 의사결정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이러한 발언은 일각에서 '관치'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며, 회추위도 이런 여론을 바탕으로 오는 13일 최종후보 선정을 예고한 상태다.

물론 금감원은 '관치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의식하듯 입장표명은 절제하고 있으며, 신한금융도 금융당국과 마찰로 비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하지만 이번 금감원 측 입장은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당초 회추위 일정 비공개 등의 빌미를 제공한 건 신한금융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기업 회장 선출에 있어 비공개 진행이 뭐가 문제냐'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다만 이는 대다수 고객들이 이들 금융회사를 신뢰하고, 돈을 맡겼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금융사 최고경영자가 업무 수행에 있어 사소한 리스크가 발생하면 향후 경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해 이들을 믿은 고객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는 경영진 선출시 지배구조 리스크를 따져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신한지주 회추위에 따르면 오는 13일 5명의 후보자 최종 면접 등을 거쳐 차기 회장을 추천할 계획이다.

현재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인 조 회장은 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다만 신한지주는 확정 판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는 만큼 조 회장 연임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력을 갖춘 CEO가 경영을 잘 한다면 계속 자리를 지켜도 좋다. 다만 연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 담보는 필수다. 

금융회사 가장 큰 자산은 바로 고객 신뢰다. 비공개 회장 선임이 독립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을 진 몰라도, 이런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고객들의 시선을 간과해선 안된다.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후보 평가와 더불어 외부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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