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농협중앙회장 선거 핵심 키워드 '통합 또는 분할'

2019-12-10 14:45:03

- '탈지역주의' 중부권통합론 vs '지역주의' 지역분할론

▲불과 1개월 앞으로 다가온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있어 탈지역주의를 앞세운 '중부권통합론'과 지역주의 기반의 '지역분할론'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불과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는 후보 10여명이 좌천타천 거론되는 등 난립현상을 보였으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유력 후보군이 빠르게 압축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화두는 △호남재집권론 △중부권통합론 △지역분할론이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3강 후보들은 더욱 치열한 혼전 양상을 보이며,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부권통합론과 지역분할론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충북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과 경남 강호동 합천율곡조합장이 약진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화두를 견인하는 3강 후보들 위기와 기회 요인을 살펴봤다. 

◆김병국 전 조합장 '중부권 통합' 표심 공략

지역구도로 치러졌던 전통적인 농협중앙회장 선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탈지역주의' 기반 중부권통합론과 '지역주의'에 기초한 호남재집권과 지역분할론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우선 충청권 대표 주자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은 충북 충주 출신으로 지난 1998년 서충주농협조합장 당선 이후 충북 최다선인 5선 조합장을 역임했다. 

▲충청권 대표 주자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은 정부 '친농민정책'을 공유하는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 연합뉴스


농협중앙회 이력으로는 인사추천위원장 및 농협중앙회 이사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정치 이력으로는 농협 퇴임 후 국민소통 특별위원(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으로 활동하고 있다. 농업계 경력은 농협하나로마트 선도조합협의회 충북협의회장과 복숭아생산자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김병국 전 조합장은 차기 중앙회장 선거에서 정부 '친농민정책'을 공유하는 유일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후발 주자 급부상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김 전 조합장은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농협의 고질적인 ‘승자 독식구조’ 타파를 위해 '통합론'을 기치로 내걸었고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선거는 지역간 합종연횡이 선거국면을 결정하는 지역대결 선거로 치러졌으며, 현 김병원 회장 역시 호남과 경남 연합을 통해 탄생한 첫 호남 출신 회장이다. 

다만 지역선거는 필연적으로 논공행상 및 지분 쪼개기 등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지역선거 폐해를 막기 위해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약하고, 선거에서 소외됐던 중부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역할론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중부권 통합론을 주도하고 있는 김병국 전 조합장은 강원·경기·충청 등을 아우르는 중부권 중심으로 농협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합과 안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또 충북에서 20년 이상 지역농정을 살펴온 이력이 있어 정부 국정철학도 공유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게 김 전 조합장 약점이다. 실제 충청권 대의원수는 전체 20% 정도에 불과하고, 지역적 결속 역시 타 지역과 비교해 약한 만큼 지역선거 구도로는 이기기 쉽지 않다. 

따라서 김병국 전 조합장은 경기 및 강원 등 중부권 전반에 걸쳐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앉고 있으며, 중부권통합론이 '탈지역주의' 바람을 타고, 세력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호동 조합장 '지역분할론' 영남 결속 핵심

경남을 기반으로 출마가 예상되는 강호동 조합장은 영남권 대표주자다. 경남합천 출신 1963년생 강호동 조합장은 2006년 율곡농협조합장 취임 이후 현재 4선 조합장이다.

농협 경력으로는 현 농협중앙회 이사, 농협중앙회 교육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정치 이력으로는 새누리당 합천당원협의회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농업계 경력의 경우 한국딸기 생산자 대표조직 회장, 전국 친환경 농업협의회 이사를 맡고 있다. 

▲영남권 대표주자 강호동 조합장은 차기 농협중앙회장로 거론되는 후보들 중 젊은 그룹에 속하는 동시에 지역선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지역분할론 중심에 있는 강호동 조합장은 영남 '수성' 전략에 주력할 분위기다.

경기·충청·호남·영남 등으로 지역구도가 형성되면, 상대적으로 유권자수가 가장 많은 영남이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뚜렷하게 부각되는 주자가 없는 현재 선거 국면 상 지역간 합종연횡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강 조합장은 지역을 분할하고, 안방에서 집토끼를 먼저 잡은 후 산토끼를 잡아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 농협 내부의 분위기다. 

강호동 조합장 강점은 차기 농협중앙회장로 거론되는 후보들 중 젊은 그룹에 속한다는 점이다. 

또 이번 선거도 지역선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성희(경기) △김병국(충청) △유남영(호남)로 고착화될 경우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유력 후보가 부상하지 않는 한 유효한 전략이라는 의미다.

가장 큰 약점으로는 영남지역 결속 여부다. 영남 대의원수는 전체 30%를 넘어설 정도로 양적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결속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이다. 

특히 뚜렷한 주자가 없는 경북에서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수다. 여기에 경남에서도 '백전노장'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조합장이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어 역내 결속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호남재집권론 유남영 조합장 '동전의 양면'

호남에서는 전북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이 실질적 호남 단일 후보로 평가받는다. 전북 정읍 1955년 생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은 2001년 정읍농협조합장에 당선돼 현재 6선 조합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이사로 재직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농협금융지주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정치 이력은 정읍시의회 2대 시의원 및 민평당 지역발기인 등이며, 농업계의 경우 정읍시농산물(주)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 

▲실질적 호남 단일 후보로 평가받는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은 현 김병원 중앙회장 경영철학을 승계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 정읍농협


호남재집권론은 그야말로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강점으로는 호남 지지 기반이 탄탄해 다른 지역의 후보에 비해 강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 '최초 호남 출신' 민선 중앙회장 김병원 회장이 4년 단임으로 임기를 마침에 따라 농협 경영 안정 차원에서 호남 출신이 이어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이는 농협중앙회장 임기가 연임제(8년)에서 4년 단임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 조합장은 김병원 중앙회장 경영철학을 승계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현직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아울러 농협금융지주 이사로 3년간 근무하고 있어 금융사업 이해도가 높다는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다만 농협 내에서 '호남이 연이어 집권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게 단점이다. 특정 지역이 연이어 중앙회장을 배출한 사례가 없어 '호남 장기집권' 대응이 녹록치 않는 상황이다. 

실제 역대 중앙회장은 △1대 한호선 회장(강원) △2대 원철희 회장(충남) △3대 정대근 회장(경남) △4대 최원병 회장(경북) △5대 김병원 현 회장(전남) 등이다. 따라서 호남 재집권에 대한 부담을 털기 위해선 정책선거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역주의'와 '탈지역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선거국면을 주도하고 있다. 과연 선거 화두를 견인하는 세 주자들이 각 위기와 기회를 어떻게 대처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농협중앙회장 선거일은 오는 2020년 1월31일로, 1118명 조합장 중에서 유권자로 선출된 290여명의 대의원 조합장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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