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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야심작 '삐에로쑈핑·일렉트로마트' 구조조정 본격화

비효율 점포 정리…수익성 중심 사업 방향 재편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12.11 17:24:14
[프라임경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 '삐에로쑈핑, 일렉트로마트'가 수술대에 올랐다. 이마트(139480)가 최근 전문점 일부를 폐점하는 등 사실상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것. 상징성이 있더라도 비효율 점포는 과감하게 정리,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재편한다는 분석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잡화점 브랜드 '삐에로쑈핑'을 놓고 중심 매장인 명동점을 폐점하기로 하는 등 수익성과 사업성을 중심으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삐에로쑈핑은 이마트가 'B급 감성'의 만물상 잡화점으로 야심차게 선보인 브랜드다. 정 부회장이 일본 '돈키호테'에 영감을 받아 추진하게 된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1호점을 시작으로 한달 만에 4개점을 열며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명동점은 국내 6번째로 문을 연 매장이다. 

이마트가 잡화점 브랜드 '삐에로쑈핑'을 놓고 중심 매장인 명동점을 폐점하기로 하는 등 수익성과 사업성을 중심으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 이마트


'외국인의 메카'라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명동의 비싼 임대료를 부담하면서까지 소비자들을 유치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곳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비싼 임대료에 반해 수익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픈 1년 만에 폐점 검토에 들어가게 됐다. 실제 올해 1~3분기 이마트 전문점 매출액은 79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485억원에서 624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저수익 문제에 직면해 지난 7월 말에는 논현점과 경기 의왕점을 폐점했다. 두 매장 모두 문을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으로, 명동점이 문을 닫으면 6개 매장이 남게 된다. 

이마트 측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폐점 여부를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삐에로쑈핑에 이어 일렉트로마트 판교점도 오는 18일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이번 폐점은 문을 연지 3년만이며 2015년 이마트 킨텍스 1호점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한 후 첫 폐점이다.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이마트가 지난 2016년 야심차게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의 첫 로드숍이다. 판교점 오픈 이전까지 일렉트로마트는 스타필드 내 숍인숍 형태로 입점했었다. 단독 숍 형태로 첫선을 보였던 만큼 이마트 입장에서는 일종의 테스트 매장이자 상징적이었던 곳이었다.  

지난 2016년 야심차게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이 오는 18일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 연합뉴스


그러나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수익성 악화로 오픈 3년 반 만에 폐점 수순을 밟게 됐다. 로드숍으로 비싼 월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독 가전 전문점만으로는 모객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 측은 "인근 죽전점과 상권이 겹치기 때문에 폐점을 결정했다. 올해도 일렉트로마트 매장은 추가 오픈하는 등 계속해서 출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마트는 잘 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전문점을 꾸준히 출점할 계획을 세웠지만 그동안 잘 되는 사업으로 꼽히던 '삐에로쑈핑'과 '일렉트로마트'도 폐점에 들어가면서 전문점 전체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마트는 올해 7월 수익성이 악화된 전문점을 폐점하기로 한 뒤로 하반기에 헬스앤뷰티숍(H&B)인 부츠 등 18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 '프리미엄 슈퍼'를 표방한 SSG푸드마켓 3개 점포 중 하나인 마린시티점 역시 최근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력사업인 할인점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이마트는 덕이점을 비롯해 부산 첫 대형마트 점포였던 서부산점 등 2개 점포를 폐점했다. 3분기 영업이익에서도 전년동기대비 40.3% 급감한 수치를 받아들었다.

전문점 폐점이 이어지는 이유에는 이마트의 부진이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이마트가 정 부회장의 '유통실험'에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해왔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더 이상 지원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마트는 내년에도 할인점사업에서 최저가 전략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전문점 적자를 버틸 만한 체력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업계는 이번 폐점을 두고 이마트가 본격적인 전문점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신규 점포를 늘리는데 주력해왔다면 이제부터는 비효율 점포 개편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데 매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이마트는 오프라인 구조개편을 통해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고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상반기 중에도 전문점 12개 점을 폐점했고, 올해 내에 30여곳을 닫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문점 폐점과 관련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구조조정은 아니다. 할인점을 비롯해 전문점도 효율성 위주로 재편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점 출점 또한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마트 전문점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전문점 부문은 올해 3분기 부츠, 삐에로쑈핑, 데이즈, PK마켓 등을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을 지속 중이다. 올해 구조조정 작업이 이뤄짐에 따라 2020년부터 손실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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