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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발달 할수록 고용 불안감 커져"

제2금융권 비정규직 실태조사 발표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19.12.13 10:30:37

[프라임경제] "홈쇼핑에서 전화 대신 앱을 설치하면 할인을 해주죠. 그래서 콜이 많이 줄고, 대신 민원처리 등 다른 업무가 늘어나고 있어요.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챗봇상담도 활발해 나중에 콜센터 업무가 대체되지 않을까..."(40대 콜센터 직원 A씨)

12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사무금융권 비정규직 현황발표와 대한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 김이래 기자

기술의 발달로 인해 향후 내가 일하는 업종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며 콜센터와 보험 설계사의 고용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발표한 '제2금융권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68%가 기술의 발달로 향후 일하는 업종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업종별로 △영업관리(87%) △콜센터(82%) △보험설계사(82%)에서 일자리에 대해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출범 후 2017년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고용불안의 주범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고용안정을 꾀했다.

한국 노동시장의 최대 사용자인 공공부문이 모범 사용자가 되면 파급효과가 민간으로 확산될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기대와 달리 민간에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제2금융권 전체 고용형태는 △정규직(37.49%) △기간제 계약직(5.34%) △특수고용( 40.18%) △파견 및 용역·도급 (11.94%) △자회사 (2.71%) △무기계약 (2.35%) 등으로 나타났다.

증권, 보험, 여수신 등 금융권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69.8%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여수신(82%)과 일반사무(75%)에서, 고용 형태별로 △기간제 계약직(90.3%)로 고용 불안감이 높게 나타났다.

이 중 업무 성격별로 보면 △영업관리(87.5%) △사무지원(73.9%) △콜센터(72.3%) △보험설계사(66.7%) 순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계약직의 경우 정규직 전환이 사측의 통보에 따라 진행돼 예측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공공기관의 자회사의 경우 수의 계약을 통해 모회사와 도급계약을 갱신하는데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뀔 경우 자회사 존립에 대한 불안도 증폭된다.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센터장은 "이번 조사결과 파견, 도급 용역회사에 정규직으로 속해 있더라도 고용의 질이 나쁜 상태의 정규직일 경우, 고용 불안감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금융권 비정규직 대안모색 토론회에서 이승윤 이화여대 교수는 "여성 중심의 콜센터 노동시장은 외주화 방식 때문에 고용의 불안전성이 커진다"며 "하나의 원청사가 다양한 하청을 주면서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 업무 강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원청사가 하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응대율은 업무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때 하청 업체간 극심한 경쟁 구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상담사들이 휴식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콜을 더 받아 응대율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토론자인 최재혁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정책부장은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내년 1월부터 50~299인 중소기업의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해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정규칙 개정을 통해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재난 및 이에 준하는 사고 발생'에서 통상적이지 않는 업무량 증가 등 경영상 사유도 가능하도록 확대하면서 실적압박에 시달리는 제2금융권 비정규직의 노동환경은 더욱 악화될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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