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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 토론회 "제2 카나비 나오지 않길"

불공정 계약 재발 방지 대책 제시 "법률자문 통한 시정명령도 준비"

김성현 청년기자 | unkn123@naver.com | 2019.12.18 16:38:31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e스포츠 토론회. = 김성현 청년기자


[프라임경제] 하태경·이동섭 국회의원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주최하고, 라이엇게임즈코리아가 참여한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와 불공정 계약 제도 개선 방안마련 토론회'가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크게 1부(발제)와 2부(토론)으로 구분되며, 1부에서는 박준규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대표와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후속조치 발표 "선수 권익 최대한 보호"

박준규 대표는 발표에 앞서 △성숙하지 못한 리그 운영 △선수보호를 하지 못한 점 △팬들을 실망시킨 점 등에 대해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 이어 카나비 선수 계약 및 선수 권익 보호 후속 조치 경과에 대해 발표했다. 

박준규 대표는 "서진혁 선수 이적계약 과정에서 불공정 문제가 있었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하는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대표. = 김성현 청년기자


박 대표에 따르면, 팀 그리핀은 △최장 계약 기간 위반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미성년 이적 추진 △불공정 계약 조항 등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및 검찰 고발 조치를 취했으며, 팀 그리핀에게는 벌금(1억원)과 함께 '조건별 시드권 박탈' 징계를 내렸다. 

박준규 대표는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불공정계약서 자체에 대해 몰랐으며, 한국과 중국 양국 법이 서로 얽혀 있어 서진혁 선수를 도와주는 게 힘들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수립한 후속조치 사항으로 △선수 및 코치 계약서 전문 제출 의무 △모든 계약서 전수 조사 및 대응방안 수립 △LCK표준 계약서 도입 △프로팀 관계자 에이전트 사업 참여 금지 △선수 에이전트 계약 체결 여부 전수 조사 등이다. 

추가된 미성년자 선수 보호 조치는 △계약 체결시 미성년자 여부 사전 고지 의무화 △계약 관련 변동 사항 발생시 법정 대리인 사전 동의 의무화 △선수 별도 관리 시스템(데이터베이스) 구축 △선수 및 보호자 대상 계약 체결 관련 교육 진행 등이다. 

이런 조치들 모두 내년 1분기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미성년자 선수 및 보호자 대상 계약 체결 관련 교육 진행 제외).

박준규 대표에 이어 김철학 사무총장이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 '제도 개선 방안 수립 계획'을 발표했다.  
 
김철학 사무총장에 따르면,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함께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산하 모든 팀을 대상으로 계약서 전수조사를 펼치고 있다. 불공정 조항 발견시 해당 팀 및 선수 조사는 물론, 외부 법률자문 등을 통한 시정명령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e스포츠협회는 불공정 계약 재발 방지 대책으로 '표준계약서'를 제시했으며, 유형별로 정리한 불공정 세부 사례를 계약 조항 신설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미성년자 선수와의 계약 체결시 반드시 법정 대리인 입회 아래 진행해야 하며, 계약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함께 별도 사전 동의서를 받은 상태에서의 계약 체결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를 불이행시 징계처리를 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선수 권익 증진 차원에서 민원접수에서 조사·권고안·시정에 이르는 원스톱 처리 기능을 갖춘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법조계·언론계·학계·스포츠계 인사 등 다양한 전문가 집단으로 이뤄질 위원회는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해 독립 조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 사무총장은 "카나비 사태 방지를 위해 e스포츠 선수등록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이전 스타크래프트 리그 당시에도 선수등록제도 도입을 통해 △신분조회 △드래프트 △임대 △이적 △FA △웨이버공시 등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e스포츠 리그 운영 구조는 다른 스포츠 종목처럼 협회 중심의 통일된 선수 등록 및 분류 기준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이를 통해 현재 통합선수등록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첨언했다. 

◆꺼지지 않는 팬들의 불신 "수사 결과 따라 징계 수위 조치"

2부에서는 '한국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 및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 △조영희 변호사(LAB파트너스) △윤민섭 기자(국민일보) △김훈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 △이도경 이동섭의원실 비서관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먼저 박승범 과장이 "현재 카나비 사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며 "내년 상반기 게임산업 중장기 계획에 이번 사태를 담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하고 있는 김철학 한국e스포츠 사무총장. = 김성현 청년기자


아울러 "공정위와 함께 계약서를 전수 조사하고, e스포츠 표준계약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고 정부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와는 별개로 미성년자 프로게이머 셧다운제 완화를 여성가족부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는 "업계인과 에이전트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원아웃 제도를 도입했으면 좋겠다"라며 "여기에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케스파가 전수 조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나비 선수' 계약서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조형희 변호사는 "다른 스포츠는 아마추어부터 팀과 에이전트 보호를 받고 있지만, 프로게이머의 경우 보호 방안이 부실하며, 프로팀 역시 보호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라며 "프로스포츠는 정신과 룰이 공정하게 이뤄질 때 가능한 만큼 이를 염두하고 운영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선수와 팀, 리그는 각자 이해관계가 있는 만큼 성급하게 표준계약서를 만들지 말고, 보다 깊이 있게 선수권익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첨언했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도 구상부터 설립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라며 "선수를 만나 필요성을 강조해도 선수 스스로 선수권익을 만들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이나 정치 외압이 아닌, 선수가 스스로 먼저 권익을 논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라며 "전현직 프로게이머가 하나돼 선수협을 구성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패널들 토론이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여전히 현 사태와 관련해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및 한국e스포츠협회에 불신이 가득한 팬들은 질타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현 DRX '씨맥' 김대호 감독 및 '도란' 최현준 선수 징계와 같은 송곳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박준규 대표는 이에 대해 "여론에 공개된 내용과 다른 상반된 제보도 있어 현재 수사기관에 의뢰한 상황"이라며 "이후 수사 결과에 맞게 징계 수위를 다시 조치할 예정이며, 팬들의 납득할 권리를 위해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카르텔 문제에 대해 박준규 대표는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며 "앞으로 모든 개선 조치를 취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종료 후 하태경 의원은 SNS를 통해 '개선된 방안을 제시했지만, e스포츠 팬들 입장에선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한 번에 모든 문제 해결할 순 없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하태경이 끝까지 지켜보고 e스포츠 불공정 개선시키겠습니다"라고 게시했다. 

*해당 기사는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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