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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아직 흥선대원군 시대에 살고 있는 '단일민족주의'

 

안지승 청년기자 | dkswltmd3579@naver.com | 2019.12.18 16:45:40
[프라임경제] 얼마 전, 난민 문제에 옹호적으로 대응했다는 이유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 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정우성 씨는 난민에 대한 오해를 풀고, 문제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처럼 '난민 수용' 입장에 욕설로 대응하는 한국 사회는 여전히 조선 흥선대원군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사실 우리는 '글로벌 경제 순위 10위권'이라는 타이틀 바탕의 선진국 대열 합류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난민 문제에 있어선 아직 이들을 수용할 정도의 경제적 선진국이 아니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2018년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난민 수는 약 2850만명에 이른다. 더 이상 한 지역 문제가 아닌, 전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때문에 이미 유럽 사회는 난민 수십만명을 인도적 차원에서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 예멘 난민 500명을 수용하지 말라'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70만명이 서명할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소수 수용'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 민족 먼저, 우리 국가 먼저'를 외치면서 글로벌 문제에 둔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한국사회가 자랑스러워하는 '단일민족' 인식 탓일 수도 있다. 왜 단일 민족이 자랑스러운 일일까. 오히려 '단일민족'이라는 주체성 속에서 국가와 국민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자연스레 5000만의 흥선대원군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나라 특유 '단일민족주의'는 단지 난민 문제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수많은 한국인이 해외에서의 성공을 뿌듯해 하고 있으나, 외국인의 한국 내 입지는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 '세계 속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지만, '대한민국 속 세계'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외국인은 비정상회담 출연자들'이라는 농담을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성공하길 바란다면, 한국 사회도 외국인에게 성공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인식은 얼마 전, 한 정당 대표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을 정당화하라'라는 발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는 명백히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위반되는 발언이다. 

과연 미국 사회에서 정당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 차별'을 논하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프랑스 혁명(1789년) 당시 선포된 인권선언의 정확한 명칭은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이다. 프랑스 국민이 아닌, 모든 인간 권리를 우선했다. 혁명 결과가 단지 국민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 모든 인간에게 확장되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2019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인간이 아닌 '시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보장하는 권리가 오직 국민에 한정해 사용되길 바라고 있다. 

단일민족주의는 어쩌면 자랑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단일민족'이라는 단어가 세계와의 소통 및 화합을 차단하고, '대한민국'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있다. 

단지, 높은 경제적 수준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에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그에 걸맞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한국 사회도 진정한 세계화 흐름에 걸맞은 노력을 하기 위한 진지한 성찰을 해야만 한다. 



안지승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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