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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최대주주에서 2인자로, 금호석유화학의 아시아나항공

 

권예림 기자 | kyr@newsprime.co.kr | 2019.12.21 10:46:18
[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09년 12월21일에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주식 2227만주를 952억원에 취득해 금호석화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이 14.0%에서 26.7%로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금호산업 지분율은 33.5%에서 20.8%로 감소했습니다.

당시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에 돈을 쏟아부은 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촉발로 3년 만인 2009년에 대우건설을 되팔아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이죠. 아울러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변동에 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금호산업이 보유자산을 처분한 데 이어 계열사 지분들을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12% 보유로 다시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로 물러났습니다. 여기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매각을 연말 내 완료하게 되면 2대주주라는 입지마저 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11월14일 아시아나항공 분기보고서. ⓒ 전자공시시스템


앞서 7월에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금호석화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이자 현금자산이 충분한 것으로 참여 가능성이 잠시 제기됐죠. 하지만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재빨리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잠잠해졌습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채택됐으며, 오는 12월 넷째 주에 최종 매각 협상 시한이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손에 마침내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금호석화의 영향력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시가총액이 1조2000억원이며, 여기에 2조원 규모의 신주 발행이 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금호석화 지분율은 5% 미만까지 감소할 가능성으로 경영에 참여할 목소리가 현저히 작아집니다. 

또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관해 의견을 낼 명분이나 영향력이 줄게 되면,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아시아나의 미래 성장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으로,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극대화될 때까지 기다린 다음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금호석화의 영향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시아나항공 우협선정 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을 단독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DC그룹 입장에서 원활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을 위해 2대주주인 금호석화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이뤄진 만남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과 여러 차례 경영 갈등을 겪은 바 있습니다. 

아울러 금호석화는 2010년 금호아시아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후 독립경영을 하며 우선순위에 집중하고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지속 흑자를 기록해왔습니다. 높은 재무 건전성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 2019년에 석유화학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으며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화학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금호석화는 유일하게 선방했습니다. 

구체적으로 LG화학은 2019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 감소했으며 롯데케미칼도 50.6% 줄었지만, 금호석화 매출은 2018년보다 10%, 영업이익은 9.5%가 줄었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금호석화가 시장을 앞장서나갈 수 있을까 눈여겨보며, 동시에 주인이 바뀐 아시아나항공과의 관계도 이어갈지 아니면 손을 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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