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인수 매몰' HDC, 본업경쟁력 우려 속 '반포3주구' 놓쳐

2019-12-24 11:51:38

- 경험 없는 재무중심 수뇌부 '몸집불리기' 일변도에 '기업문화상실' 지적

▲아시아나인수를 앞둔 HDC그룹이 지난 23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우선협상자 지위를 상실했다. 업계에서는 HDC가 재무출신들을 중심으로 '확장'에 매몰된 나머지 본업인 건설업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프라임경제DB



[프라임경제] 아시아나인수전에 그룹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HDC그룹이 인수전에 매몰돼 정작 본업인 건설업의 본질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 경험이 없는 재무출신들이 기업방향성을 이끌어가는 것이 핵심문제로 지적됐다.

HDC그룹에 대한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를 목전에 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재건축사업을 놓치면서 가시화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재건축 조합은 지난 23일 조합 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체결한 시공 계약을 취소를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지난 7월 반포주공1단지 3주구재건축사업을 수의계약방식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구반포 역세권 1490가구의 단지를 공사비 8087억원 규모 2091가구 대단지로 조성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지난 6개월간의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조합원들의 민심이 차츰 이반됐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10월 시공사 교체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운 노사신 씨가 새로운 조합장으로 선출되면서 업계 안팎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다잡은 고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지난 5일 대의원회에서 시공사 취소안건을 통과시킨 직후 한 조합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계약조건에서 특화설계안 등이 입찰제안 당시와 달라졌다고 들었다"며 "이러한 지적에 대해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매진하면서 조합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불만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합원들의 불만은 실제 지난 23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조합원 472명이 참가하고, 서면결의서를 포함한 1111표 가운데 967표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지위 취소에 동의한 것. 조합은 다음달 3일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번 3주구 시공사 지위 취소를 두고 HDC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히 1개의 사업장을 잃은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한때 일반에서는 현대 아파트 브랜드라고 하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보다 '아이파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일 만큼, HDC가 쌓아온 주택건설업에서의 역량이 최근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은 업체들이 구반포 역세권 핵심 부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손해를 보고서라도 수주를 갈망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수의계약 우선협상자 지위를 놓친 부분이 이런 비판에 힘을 싣고 있는 것.

HDC가 본업인 건설업을 뒷전으로 두고 '사업다각화'를 중심으로 한 '확장'으로 그룹방향을 설정하고 최근 아시아나항공인수전까지 이르는 최근 일련의 흐름들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건설경험이 없는 재무출신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룹자체가 주택건설업을 기반으로 일어난 HDC가 자산을 증식시키는 데만 매몰되는 것은 그간 쌓아온 건설업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기재로 작용한다는 것이 요지다.

실제 지금껏 HDC의 곳간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던 건설 분야가 그룹 내 입지에서 재무출신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재무중심으로 기업의 방향성이 흘러가면서 그간 쌓아온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건설업에서의 기반으로 튼실한 구조를 만들어온 기업문화가 '몸집불리기' 속에 상실되고 있다는 것.

업계관계자는 "큰 나무는 뿌리가 튼튼해야 하지 않냐. 아시아나 인수로 HDC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대해 우려가 많다"면서 "본업을 잃어버리고 무게중심을 쉽게 옮겨버리면 기업의 정체성 자체가 모호해져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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