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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기본제조업·기초과학 주목할 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12.31 09:22:28

[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5세대(5G) 이동통신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그가 진행해온(현재 휴전국면이지만)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도 중국 IT기업 화웨이를 난타, 중국의 5G 웅비 전략에 차질을 주는 방법이 중요한 공격 기법으로 활용된 점을 인상깊게 본 독자들이 적잖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경제적 우위 및 기술력 선점에 추격을 시도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그 5G 전쟁 그리고 IT 전쟁은 마냥 첨단과 온라인 세상의 허구성 안에서만 전개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이른바 '장비 설치 기사'와 '전봇대' 이슈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욕적인 5G 전쟁 운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각) 미국이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 중이지만, 의외로 '뻔한' 문제에서 발목을 잡힐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관련 장비 설치를 위해 '타워 기사' 2만명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는 것.

전봇대를 세우고(물론 요새는 땅 아래 묻는 지중화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장비와 선을 치는 역할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까지 느리게 발전하는 재미없는 분야다. 그런데 빛의 속도로 눈부시게 번영하는 미국 IT가 결국 이들의 일손 부족 때문에 전전긍긍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다. 첨단 산업 발전에만 취해 실제로 일을 하고, 그 뒤를 받쳐주는 주변 산업 하지만 정작 기본인 업무들의 지속 및  발전에 너무 등한히 한 게 아닐까? 일본에서는 제조업 능력 저하에 대해 이미 오래 전부터 경고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끊겠다고 압박했을 때, IT 강국임을 세계에 자랑하면서도 결국 디도스 공격이나 통신구 화재 등 별 것 아닌 일로 먹통이 돼 버리는 일을 경험했을 때 모골이 송연했다. 하지만 이조차 곧 잊혀졌던 게 현실이다. 우리는 제조업 그리고 더 넓히면 기초과학의 소중함을 너무도 쉽게 잊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전봇대를 오르는 설치 기사의 '21세기판 우화'를 다시금 곰곰 생각하고 실질적인 관련 영역 육성 방안을 고심해 보자. 현란한 스텝이 당장은 돋보일지 몰라도, '마지막 춤'은 결국 기초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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