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 결국 관치 금융으로 귀결?

2019-12-31 12:31:29

[프라임경제] 지난 27일 임기를 마친 김도진 전 은행장이 퇴임하면서 차기 기업은행 수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임원추천위원회 등의 제도를 운영하는 다른 은행과 달리,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은행장을 임명하는 구조를 지닌다. 

때문에 은행 내부 출신이 아닐 경우 '낙하산 논란'이 줄곧 제기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2010년부터 기업은행장은 △조준희 △권선주 △김도진 행장에 이르기까지 3연속 내부 출신이 행장으로 임명됐다. 이들 모두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2010년 당시 163조4000억원에 그쳤던 기업은행 총자산을 지난해 260조89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3연속 내부 출신' 은행장 선임의 연이은 성공 덕분에 기업은행은 한동안 '관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아울러 차기 수장으로 내부 출신인 임상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과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이 거론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 출신 인사인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당초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임명이 유력했지만, '금융 경력 전무'라는 비판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급선회한 것. 현재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윤 전 수석을 제청, 청와대는 임명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노조 측도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 반대' 기치를 걸고, 투쟁 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지난 10년간 내부 출신 행장이 이끌면서 과오 없이 꾸준히 이익을 성장시키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갖춰진 틀을 왜 깨려고 하는지 의문"이라며 "반장식 후보와 윤종원 후보 모두 '청와대 낙하산' 이외에 기획재정부 출신 '모피아'인 동시에 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도 빈약하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윤종원 후보는 인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며 반발했다.

물론 윤종원 전 수석은 정부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경력을 제외하면 은행업이 전무하다. 이는 은행 구성원은 물론 시민사회 및 전문가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가 될 수 있다. 

금융 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라니, 관치금융을 행하던 과거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어쩌면 당연하다. 

내부 승진 전통을 뒤집을 만한 명분도 찾기 어려운 만큼, 현 정부가 강조하는 '인사 적폐' 재연 방지 차원에서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 은행장으로 선임돼야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금융 공공기관장 자리가 정권 전리품처럼 비춰지지 않기 위해선 이제라도 투명하고 민주적인 기관장 선임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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