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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인의 역사관에 목포시민은 줄서야 하나

 

나광운 기자 | nku@newsprime.co.kr | 2020.01.09 09:48:38

[프라임경제] 정치에 입문하는 신인이나 기존의 정치권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상에 대한 과거와 미래에 대한 판단을 자신들의 기준에 잣대를 대고 유권자들을 학연과 지연, 혈연 등으로 엮어 무조건적인 지지를 요구하고 정치적 욕망을 석권하려 한다.

'죄의식: 일말의 양심' 저자인 헤란트 캐챠도리안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죄의식에 대해 "첫 번째 죄의식에 관한 우리의 개인적 경험 가운데 주로 심리적 관점에 관하여 다뤘다. 두 번째 부분은 진화 심리학, 인류학, 종교, 철학, 법의 렌즈를 통해 죄의식을 바라보는 등 보다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접근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이 책의 첫 번째 부분은 우리에게 미시적 관점을, 그리고 두 번째 부분은 거시적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나라의 살림과 지역 발전을 제시하고 정책을 펼치는 정치인에 접근하려는 유권자들은 판단의 기준이 필요하다.

보편적인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선거 공약에 대해 '득어망전(得魚忘筌)',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수단을 잊어버린다는 성어에 비유해 당선이 되고 나면 땅바닥에 있던 고개가 하늘을 바라본다고 한다. 정치인은 고개를 들면 민심을 잃게 된다.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호남정치의 1번지, 호남정치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목포에서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탈환에 사활을 걸고 네 명의 예비주자가 각기 고개를 땅바닥에 숙이면서도 자신들의 중앙정치인 인맥을 직∙간접적으로 내세우면서 홍보물과 SNS 등을 통해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사화와 가정 등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과 여건에서 일말의 흠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마는 특히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흠을 감추려고 노력하고 또 그 흠이 드러나면 인정하는 대범함도 갖추어야 한다. 항간에 떠도는 '부역자'라는 풍문도 유권자들이 자신의 흠이라 치부하면 인정하고 해명하면서 정치인의 굴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총선 예비후보가 자신의 지지세력 단결과 세 과시를 위해 누구나 해 오던 출판기념회를 가지는 장소를 옛 일본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으로 간택해 논란의 불소시개를 키우고 있다.

출판기념회 장소로 알려진 목포 오거리문화센터는 구 동본원사로, 동본원사는 목포에 들어선 일본 첫 불교사원으로 정식 명칭은 '진종 대곡파 동본원사'이다. 목포시는 이 일본 건축물을 지난 2010년 오거리문화센터로 개관하여 각종 문화행사 및 전시회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아픈 역사를 상기시려는 역사성도 있지만 관광자원 활용이라는 고유지책이라는 계책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정치인이 자신의 과거 걸어온 길에 대한 회고록에 가까운 출판기념회를 일본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장소에서 개최하는 것을 두고는 여러 염려가 증폭되고 있다.

유권자들의 한 표가 자신들의 정치적 행보에 갈림길을 선택하게 될 중요한 시점에 '자신이 걸어온 길은 다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속국'이라는 시민들의 아픔이 살아있는 식민지 시절의 옛 건축물에서 유권자에게 표를 구걸하는 것에 대해 목포시민들은 맹목적인 지지를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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