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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거지계' 현명한 투자자는 파이프라인을 본다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1.10 18:21:03
[프라임경제] 주식에 안전한 투자란 없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약 개발'이란 부정확한 미래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더욱 리스크를 안고 간다. 임상 성공·실패, 기술수출계약 체결·해지 등으로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탄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해 투자 또한 활발하게 이뤄진 상황.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수십조원까지 오르는 기업이 생기기도 했다. 

끝을 모른 채 질주할 것만 같았던 바이오 업종은 지난해 연이은 임상 실패 등을 겪으며,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올해 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IPO(기업공개) 출격을 예고하며 또 다시 투자자들에게 유혹 손짓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바이오 섹터에 대한 불확실성을 늘 상기하고, 세심한 분석을 통해 신중한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아직 성공이라는 한방을 노리는 지극히 낭만적인 시각이 많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간 바이오 업종엔 수익은 물론 매출도 거의 없이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 하나만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파이프라인 없이 '개발 중인 제품'이 하나라는 점이다. 이는 제품 개발이 실패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하나를 실패해도 다른 제품을 발판 삼아 회사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시각이 투자자들에겐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지난해 바이오 업계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신라젠 또한 별다른 파이프라인 없이 '펙사벡'이라는 유일한 신약 후보물질만을 내세운 바 있다. 그러던 중 펙사벡의 글로벌 간암 임상3상이 무산되며, 한때 10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현재는 8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밖에도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헬릭스미스 '엔젠시스' 등 지난해 투자자들을 절규하게 만들었던 바이오 기업들도 단일 파이프라인에 열을 올렸다. 

신약 개발 과정은 멀고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아무리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이라도 실제 신약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하나만 내세운 기업은 폭락의 위험성과 비례한다는 것. 

투자자들은 좀 더 철저한 파이프라인에 근거해 개별 기업별로 분석하고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경자년 1월은 제약·바이오업계 대형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린다. 컨퍼런스에 참가 예정인 종목들은 벌써부터 30%에서 40%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기대감 또한 매우 높다고 평가된다.   

지난해 주춤했던 바이오 업계는 올해 새로운 이슈들을 몰고 오며, 섹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 한 해를 시작하는 제약·바이오 업계 대형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여느 때와 달리 그 무게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존 전문 학회에서 자사를 소개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업계 또한 이번 계기를 통해 투자자들을 위한 세심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사를 알릴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회사의 파이프라인 등을 확인하고 꼼꼼한 분석·평가를 통해 '복거지계(覆車之戒,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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