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日 태도 바꾼 '국산화와 불매운동' 효과

2020-01-13 16:13:25

[프라임경제] "한국 불매운동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주고 있다.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오래가진 않을 것."

오카자키 다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이하 CFO)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한국 내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사실 시민 주도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의 초기 당시, 일각에서는 '한국인 특유 냄비 근성(금방 흥분하다가도 금세 가라앉는 성질) 탓에 일본 측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비웃은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일본을 향한 한국인 전투력을 감안하지 못한 입장에 불과했다.

오카자키 CFO 역시 이후 7개월쯤 지난 지금, 현 한국 사업과 관련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진지하게 한국 시장을 마주 보고, 고객을 마주 보며 갈 뿐"이라고 사뭇 달라진 입장을 표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유니클로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순이익이 2020년 연결 기준 전년대비 1% 증가한 1650억엔(약 1조7482억원)에 그쳤다. 이는 기존 예상치보다 약 100억엔 하향 수정한 수치다.

관련 업계는 패스트리테일링 순이익 하향 조정과 관련해 "글로벌 매출 10%를 차지하는 한국 내 일본 불매운동 탓"이라고 해석했다.

일본 불매운동은 단지 유니클로 매출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불매운동을 촉발시킨 일본 정부 측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 규제에도 적지 않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일본 오사카시에 본사를 둔 '불화수소 전문 제조업체' 모리타화학공업은 지난해 12월24일 현지 정부 측 한국 수출 허가를 받고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를 출하했다.

물론 일본 '핵심소재 3종(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불화수소) 수출규제' 초기만 해도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크게 고조된 바 있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국내 기업 및 한국 정부에 있어 대체 공급원 발굴 및 국산화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도리어 최근에는 일본 자국 기업 경쟁력 상실과 점유율 저하, 그리고 시장 잠식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일본 현지에서 '수출 규제 반대' 여론까지 형성되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한국인 여행객 급감 등 지역경제에 직·간접적 타격을 입히고 있어 아베 정부를 향한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낸 일등공신은 냄비근성이라는 오명에도 뚝배기 근성을 앞세워 불매운동을 주도 중인 시민들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본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적 과오와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최소한 경각심을 깨닫게 해 '불공정한 수출규제'라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후세를 위한 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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