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25시] '일본전산' 성장신화 배우는 LG·삼성 전장사업

2020-01-14 09:48:41

[프라임경제] 일본전산. 영어 약칭으로는 NIDEC이라고 하며, 현재 모터 분야에서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힌다는 업체이자 연매출 규모만 우리 돈 8조원선이라고 합니다. 1973년 시골의 창고에서 4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다고 하니, 초기에는 대단히 작고 내세울 게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이 업체가 업계에서 차차 소문을 타고 비약적으로 성장한 배경은 '열심'과 '감동'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래 전 어느 금요일 오후, 한 거래처(대규모 공장)에서 기계가 모두 멎어버리는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모터 이상'이라는 건 일단 파악했고, 자기 공장 내에 납품돼 있는(설치돼 있는) 모터들의 생산 기업에 전화를 걸어 문제 파악과 수리를 요구하는 절차를 밟았다는데요. 

한 대기업에서는 "우리 제품이 그럴 리가 없다"며 훈계를 하고 끊었다고 하고, 한 업체는 "알겠다. 죄송하다. 그런데 일단 금요일 오후이니 지금 해결할 방법은 없고, 월요일 일찍 출발해 수리를 해 드리겠다. 그러면 월요일 오후면 가동이 될 것"이라고 장담을 했다고 합니다.

한편, 마지막에 기대도 안 한(설치 대수도 별 볼 일 없는) 일본전산에서는 당직자(담당자 아님)가 전화를 받자마자 현지로 출발, 몇 시간 후 문제의 거래처에 모습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도착을 하자마자 여기저기 선배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간단한 그림으로 그려 팩스로 보내기도 하면서(이메일도 없었던 시절), 문제를 하나하나 점검해 나갔다고 합니다.

맨땅에 헤딩하듯 자신감 하나로 매달린 셈이니 당연히 '모진 고생 후에야' 모터가 돌기 시작했지만, 이를 받아들인 거래처에서는 한심하다거나 오래 걸렸다는 느낌보다는 "주말에도 기계를 돌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 더 주목했고, 앞으로 모터를 모두 일본전산에 발주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는 다른 한편으로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전자제품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한편에서는 화려한 신차와 관련 기술의 각축장이 열리는 것이지요. 

이제 막 끝난 올해 CES(CES 2020)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단히 선전했습니다. 다수의 어워드를 받으면서 유서깊은 전자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는데요. 그런 이슈 외에도 새내기로서 자리매김을 확고히 한 점도 관심을 모읍니다.

바로 '전장' 부문, 즉 차와 전자 기술이 만나는 부분인데요. 물론 이것은 자동차가 주인공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업계는 AI 및 5G 이동통신 등 첨단 기술을 차량 안으로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면서 자동차 기업과 손을 잡게 되니, 신성장동력이자 새 시장인 것이지요. 당연히 전자 관련 기업들은 이 분야에 관심을 많이 두지만, 진입 장벽이 꽤 높다고 합니다.

삼성이나 LG 등 한국 기업들은 특히 이 영역에서는 후발주자로 평가돼 왔지요.

이번 CES에서 우리 전자 관계사들은 자동차와 IT의 접목이라는 숙제를, 소비자에게 파고드는 확고한 포인트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잘 풀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가 2020년 CES 현장에 설치한 차량 내부 모형 부스. 사람들이 차와 5G 환경의 접목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해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예를 들어 LG전자 전시관의 '씽큐(ThinQ)존' 중앙에는 자동차시트업체 애디언트와 협업한 커넥티드 카가 처음으로 전시돼 관심을 끌었습니다.

LG전자 커넥티드 카에는 비장의 무기, LG전자의 웹OS 오토(웹OS의 스마트카 OS)가 적용됐고요. 이를 통해 단순한 명령 실행은 물론 집과 차량을 잇는 AI를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장 재킷을 걸어둘 수 있는 의류관리기와 냉장고 등이 설치돼 집처럼 편안한 차를 구현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콕핏' 역시 삼성전자와 차의 융합을 넘어서서 사람이 얼마나 편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문제에 삼성이 얼마나 열의가 높은지 보여줬는데요. '빅스비'가 운전자의 상황에 맞는 운전 환경을 조성하고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을 탑재해 8개의 디스플레이와 8개의 카메라를 구동하는 등 새로운 카 라이프를 열겠다는 포부가 읽혔다는 평가입니다.

후발 전장 사업자라는 단점을 딛고 열의로 매달려 성과를 하나씩 쌓아가는 이들의 노력을 보면, 백색가전이니 휴대전화니 하는 기존의 영토 못지 않게 언젠가 차 관련 영역에서도 내로라 하는 위상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대책없는 사고뭉치 기업 일본전산(NIDEC)이 성장 신화를 쓰던 에피소드들은 분명 다른 영역의 이야기지만, 차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노력하는 우리 전자 기업들과 그런 맥락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 바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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