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윤봉길기념관 인근 '일본풍 코스프레' 행사, 과연 괜찮을까?

2020-01-14 15:09:50

[프라임경제] 서울시, 특히 서초구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양재시민의숲'에는 양재AT센터와 매헌윤봉길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서울 남부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주된 산책이나 피크닉 장소가 되곤 있다. 

때는 지난해 어느 화창한 토요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 온 필자는 독립지사 '매헌 윤봉길 선생' 뜻을 되새기며 산책하고자 양재시민의숲을 방문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나. 이날 양재시민의숲에서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무슨 재미있는 행사인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살펴봤다. 

연령층이 대부분 10~20대로 보이는 굉장히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이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만한 의상(서양풍과 혼재)을 착용했으며, 머리카락 색상도 가발 혹은 염색이라도 한 듯이 각양각색이었다.

만화·애니메이션 동인 행사로 유명한 '서울 코믹월드'가 열리고 있던 것이다. 

행사가 진행된 AT센터나 매헌윤봉길기념관 건물까지 모두 코믹월드에 참여한 '코스어(코스프레 목적의 사람)'들이 그야말로 모두 점거한 상태였다. 

'기자 본능'이 발휘된 필자는 일본 음성 합성 엔진 보켈로이드(VOCALOID) 캐릭터 '하츠네 미쿠'로 분장한 코스어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해당 코스어는 서울 코믹월드 참여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남성 고등학생'이었다. 

그는 서울 코믹월드 참가 계기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으로 살아가기 팍팍하다"라며 "그래서 이렇게 독특한 의상도 입어보고, 스트레스도 풀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릭터 가발이나 의상은 일본 현지에서 비싼 가격으로 직송받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연 국민들이 이용하는 공원, 특히 매헌윤봉길기념관 근처에서 일본 혹은 서양풍 복식을 갖춰 입고, 일본 노래를 부르며 위화감을 주는 코스어 행위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코스어 그들이 본인 집에서 무엇을 입든 왈가왈부할 순 없다. 다만 한국 정서에 위화감을 줄 수 있는 복식을 갖추고 바깥으로 나와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는 순간, 공공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 국가에는 이와 유사한 '할로윈데이'가 있다. 이날에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코스프레 차림으로 인근 주택을 돌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요구한다.

영미권 정서나 할로윈데이 특성을 고려하면, 당일 코스프레는 문제가 없다. 더군다나 할로윈데이는 1년 365일 중 단 하루에 불과해 좋게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코스프레 축제'는 할로윈데이와는 전혀 다르다. 

일본·서양풍 코스프레 복식 자체가 국민 정서에 반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결코 적지 않은 기간을, 심지어 양재시민의숲이나 학여울역과 같은 장소에서 개최해 근방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자잘한 피해를 줄 수 있다.

한편으로는 학업 스트레스가 오죽했으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광장으로 나왔을까. 어쩌면 그들은 '우리도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본인들 취미가 때론 타인에겐 불쾌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법과 질서에 의거한 행사'를 원칙으로 삼더라도, 일탈을 저지르는 소수 인원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또 그로 인해 행사 자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좋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엄숙함이 요구되는 '독립지사' 윤봉길 선생 기념관이 있는 장소에서 진행된 이런 행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 삼을 수 있다. '충분한 면적으로 행사 진행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이유만으로 장소를 선택해선 결코 안된다. 

아직 어린 학생들일지라도, 그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자 '시민'이다. 

각자 다양성을 존중함과 더불어 상호간 존중할 사회적 규범 '시민 사회'임을 이들도 인지하고 성찰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박정수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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