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불가피한 '은행권 신남방 정책' 금융권 전략은?

국내 초저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 "신남방 금융영토 전략 집중"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1.14 18:21:55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5일 오후 부산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시중은행들이 점차 신남방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시선을 돌리는 추세다. 초저금리 기조와 함께 대출 규제 등 국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자 올해 경영 목표로 매력적 수익원인 신남방 지역을 꼽은 것이다. 이처럼 베트남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캄보디아 △필리핀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총 아세안 10개국을 일컫는 신남방은 이미 은행들이 금융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인구 6억4000만명과 명목 GDP 2조7000만달러'에 달하는 신남방 지역은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로 구성됐으며, 중산층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향후 미래 성장성이 매우 큰 지역이다. 특히 높은 경제 성장율과 낮은 금융 침투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향후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신남방이 인터넷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들 진출을 부채질하기에 충분한 요소다.

디지털금융·핀테크(금융기술)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신남방 중에서도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6개국은 주목 받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벌어들일 디지털금융 수익은 지난해 110억달러 수준에서 오는 2025년 최대 600억달러까지 치솟을 전망.

이런 신남방 지역 매력을 눈치 챈 국내 은행들은 일찍부터 진출,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글로벌 전략에 따라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사업 발판을 마련해 수익성 확보에 열을 올렸다.

◆KB국민은행, 온-오프라인 채널 동시 확장

KB국민은행은 국내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미래 가치창출 동력을 확보하고자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동남아 내 유기적 성장 전략을, 선진국에서는 CIB 중심 영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 때문일까. 2016년 당시 10개국에 진출해 △네트워크 16개(법인소속지점 포함. 지분투자 제외) △당기순이익 3200만달러에 그쳤던 KB국민은행은 2018년 △네트워크 28개 △5400만달러로 눈에 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실적과 관련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글로벌 경영관리체계 정비에 집중했다"라며 "2016년부터 선진국 거점 활용한 CIB 중심 자산 확대 및 동남아 내 리테일(Retail) 거점 확대 등 유기적(Organic) 성장으로 본격적인 해외영업을 진행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에도 동남아 및 선진국 시장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기반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가에서는 주로 M&A 및 지분투자 등 비유기적 성장을 추진하되, 오프라인 채널 전략과 연계한 디지털 뱅킹을 활용해 개인·SME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게 리테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에서는 MSME(Micro, Small & Medium Enterprise)분야와 디지털 뱅킹(Digital Banking) 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운다.

'대표 신남방국가' 베트남에서는 호치민지점(2011년 개설) 자본금 확충을 통해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연계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하노이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 오픈했다.

KB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노이지점은 최근 베트남 개발 및 투자, 한국기업 진출이 집중되고 있는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기존 진출한 KB증권 및 KB손해보험 등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서울 본점과 하노이지점 내 전담조직 운영을 통해 동남아 국가에 특화된 디지털뱅킹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현지 리테일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사옥. ⓒ KB국민은행

캄보디아의 경우 2009년 'KB캄보디아은행' 설립 이후 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2018년 7월 프놈펜 내 신규 영업점 2개를 개점, 현재 총 6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자체 육성한 현지직원을 지점장으로 임명해 KB국민은행 선진 금융기법과 현지 금융관행을 접목시켰으며, 금리경쟁력과 신속한 대출 프로세스 기반 SME대출 중심으로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현지 내 온-오프라인 채널 동시 확장 전략' 일환으로, 2016년 출시한 글로벌 디지털뱅크 플랫폼 '리브 KB 캄보디아(Liiv KB Cambodia)'는 현재(2019년 9월 말 기준) 가입자 9만여명을 확보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런 유기적 성장과 함께 동남아 핵심국가 등 우선진출국가에서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금융기관에 대한 지분참여 기회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중형은행 부코핀은행(Bank Bukopin) 지분 22%를 취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열린 이사회를 통해 캄보디아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MDI)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1대 주주가 등극, 잔여지분(30%)은 2년 이후 취득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프라삭 인수는 글로벌전략 일환인 아시아 리테일 네트워크 확장의 전환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상업은행 전환을 통해 우수한 리테일 역량을 이전해 현지 내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 비즈니스 확장을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 역시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당기순이익(2018년) 미화 약 7800만달러(907억원), ROE 29.4%에 달하는 등 견조한 수익을 시현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올해부턴 그룹 ROE와 EPS 등 수익성 지표 개선에 기여할 것이며, 지분 100% 인수완료시 개선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금융벨트' 꿈꾸는 신한은행

신한은행 역시 미래 성장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글로벌 사업을 선정,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및 선택과 집중을 글로벌 전략으로 정립한 이후 현재 20개국 162개 네트워크를 보유하는 등 이를 꾸준하게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 주요 타깃을 아시아로 설정한 이유는 한국계 기업 진출이 많이 이뤄진 지역이자 신한은행이 잘 알고 있는 지역"이라며 "문화적으로도 동질성을 가지고 있고, 미래에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하겠다는 방향을 전략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부문에서 유기적 성장을 지속 추진한 신한은행은 당기순이익 가운데 글로벌 부분 비중이 2011년 5.2%에서 2014년말 8.6%로 높아진 이후 △2016년 9.3%, △2017년 13.7% △2018년말 14.0%로 점차 비중이 증가되고 있다.

신한은행 사옥. ⓒ 신한은행

나아가 아시아 기반으로 '글로벌 뱅크로의 도약'을 중장기 목표로 정한 신한은행은 올해 글로벌 손익비중 20%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유기적 성장 외에도 지분투자 및 M&A 등 유연한 진출 전략을 통해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전략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2016년 신한인도네시아은행(BSI)와 인도네시아 센트라타마내셔설은행(CNB)의 성공적 합병에 이어 ANZ BANK 베트남 리테일 부문 통합(2017년 12월) 등 글로벌 시장 비유기적(Inorganic) 성장 가속화가 대표 사례다. 여기에 추가 M&A 진행을 위해 동남아 중심으로 다양한 대상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주요 법인으로는 △SBJ △신한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법인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인도 △홍콩 △싱가폴 △마닐라 △두바이 △미얀마 등에도 지점이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도-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홍콩-싱가폴-필리핀-중국-일본에 이르는 '아시아금융벨트'를 토대로 글로벌 채널을 계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글로벌사업 전략 방향을 '차별화 전략과 효율적 운영을 통한 2020 스마트 포로젝트(Smart Project)의 성공적 완수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으로 정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시작한 지역 헤드(Regional Head)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현재 국가별 자율·독립 업무 추진시 투입 자원 및 운영 능력의 편차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리·문화적으로 인접한 국가를 묶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더불어 영업점 환경에 맞는 자율적 영업 추진과 목표 달성률 평가 등 신한 KPI평가 방식을 해외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각국에서 자율적 목표를 설정하고, 현지 전략을 수립해 현장 중심 독립 사업 추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식인 셈.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의 경우 '외국계은행 초격자 1위, 베트남 리딩뱅크로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 및 목표까지 세운 상황이다. 단순한 '외국계 1위'를 넘어 현지 주요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체력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푸미흥 △하남 △다낭 등 6개 지점을 개점했으며, 올해에도 베트남 금융당국 승인시 4~5개 규모로 지점 추가 개점하는 등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채널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그룹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따라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 되기 위한 중장기 과제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이를 가시화할 수 있는 실적 및 성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선 베트남 내 디지털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형태 비대면 채널을 확보해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에 따라 현지화 영업에 집중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글로벌 디지털 뱅킹 분야 확장을 통해 '디지털 뱅킹 퍼스트 무버' 역할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외에도 베트남 내 다양한 디지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현지 고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혁신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퓨쳐스 랩 베트남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시장에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과연 글로벌 시장 전략을 통해 현재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