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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남방 정책] '경험 토대' 하나 VS 후발주자 우리·농협은행

'지주사 출범' 우리, 질적 성장 추진…간극 좁히는 농협 '중장기 전략'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1.16 17:31:10

[프라임경제] 국내 시중은행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남방' 지역은 은행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다. 초저금리 기조,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베트남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캄보디아 △필리핀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총 아세안 10개국을 일컫는 신남방은 이미 은행들이 금융영토를 확장하고자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인구 6억4000만명과 명목 GDP 2조7000만달러'에 달하는 신남방 지역은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로 구성됐다. 중산층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으며, 향후 미래 성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 특히 높은 경제 성장율과 낮은 금융 침투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향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은행들의 신남방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디지털금융·핀테크(금융기술)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신남방 중에서도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6개국은 발전 속도가 남다르다. 이들 국가에서 벌어들일 디지털금융 수익은 지난해 110억달러 수준에서 오는 2025년 최대 600억달러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KEB하나은행 '13억' 인도와 디지털뱅크 진출

2019년 6월말 기준, 24개국 19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은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본점 조직 강화 및 IB 사업 확장 등 유기적 성장을 추진 중이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별 특화된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급변하는 금융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노하우에 디지털 혁신을 접목한 기존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인도를 포함한 신남방 11개국 중 6개국 총 111개 네트워크(2018년말 기준)에 진출해 있다. 현지법인 형태로는 △인도네시아(72개) △미얀마(32개), 지점 형태로는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인도 등에 자리 잡고 있다. 2018년말 기준 △총자산 규모 6조원 △당기순이익 915억원 시현 등 신남방 국가 진출 기반은 마련된 상태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이 주력한 나라는 인도네시아(이하 인니)다. 지난 2007년 인니 현지 은행 '빈탕 마눙갈 은행' 인수를 통해 진출한 이후 외환은행 현지법인과의 합병(2014년)을 통해 30위권 은행으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 인니 하나은행은 2018년말 기준 △총대출 약 2조8000억원 △예수금 약 2조원 △당기순이익 4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합 당시와 비교할 때 자산과 수익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들어맞은 덕"이라며 "1200여명에 달하는 직원 가운데 본국에서 파견한 한국인 임직원은 단 10명에 불과할 정도로 현지인 위주 인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본사 사옥 전경. ⓒ KEB하나은행

아울러 인니 하나은행은 최근 모바일 플랫폼 LINE을 운영하는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뱅크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DT(Digital Transformation), 즉 디지털전환과도 맞물리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소비자금융시장과 IT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현지 시나르마스와의 합작으로 2015년 설립한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소비자금융업을 영위하며 자동차금융 중심 영업을 펼치고 있고, IT 회사 'Next TI'를 설립해 금융업 관련 IT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인니 외에 다른 신남방 국가들에도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은행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는 글로벌 IB를 강화하는 등 현지 영업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중장기적 영업 기반 확대에 힘쓸 예정이다.

동시에 '인-오가닉(In-organic)' 전략, 즉 M&A를 통한 성장 및 확장 전략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은행업뿐 아니라 여전업, 증권업 및 페이먼트 등 비은행업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지역 맞춤형 진출도 계획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해외 네트워크 및 국내 자원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할 예정"이라며 "글로벌과 디지털 시너지를 통해 전통 형태 글로벌 진출에 머무르지 않고,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글로벌 진출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리테일 시장 중심' 비대면 활성화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주사 출범과 함께 글로벌 최다 네트워크(26개국 470개)를 기반으로 글로벌 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 신흥시장의 경우 현지 우량기업 타겟 마케팅 및 비대면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도 지속 개발하고 있다.

전사적인 글로벌 사업전략을 수립해 해외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고 계열사와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해 유기적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은행의 전략인 셈.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를 확대가 첫 번째 목표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은 동남아지역에서 차별화된 현지 영업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 상장은행 소다라은행을 인수했고, 이후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 등 동남아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신흥국가들은 현지인 금융 이용도가 저조한 만큼 리테일영업 확장 가능성이 높아 고객접점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경제성장에 따라 선제적으로 구축한 네트워크 및 법인 현지화 전략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은행 본사 사옥 전경. ⓒ 우리은행

아울러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현지 금융사를 대상으로 하는 M&A를 검토해 다양한 고객 확보 및 은행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고,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동남아 영업 강화 방안으로는 현지 우량기업 타켓 마케팅 및 자산수탁사업(Custody) 등 점포별 특화영업을 발굴하건, 모기지론·오토론 등 고객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한 다양한 리테일 상품 라인업(Line-up) 확대 등이 있다.

여기에 부족한 영업망을 보완하기 위해 비대면 채널을 확대 및 고도화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업종의 제휴를 통한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개발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전략을 수립해 해외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고 계열사와 공동으로 해외진출 중"이라며 "해당지역의 경제성장에 따라 선제적으로 구축한 네트워크와 법인의 현지화 전략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 농협은행, 차별화된 농업금융으로 시동

농협은 '글로벌 후발주자'라는 불리한 위치에 서 있는 만큼 우선 기 진출한 업체들과의 간극을 좁히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농협은 지난 2016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현재(2019년 8월 기준) 해외 6개국에 △현지법인 미얀마·캄보디아 △지점 미국·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중국·인도·베트남 호치민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농협에게 신남방 지역은 정부 정책 이전부터 글로벌 사업 1순위였다. 덕분에 △고성장국 핵심거점 (베트남·인도·인니 등) 진출 △미래 성장 잠재국(미얀마·캄보디아 등) 사업기반 확충 투-트랙(Two-Track) 전략 아래 2017년 글로벌사업부 설립 이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신남방 지역 점포의 경우 대부분 1년여가 이제 막 경과했을 뿐인 사업 초기단계여서 조기 흑자전환이 최대 목표다.

NH농협은행 본사 사옥 전경. ⓒ NH농협은행

농협은행의 신남방 주요 국가별 중기 전략 방향을 살펴보면, △베트남 동남아 거점지역으로 집중 육성 △캄보디아 MDI 전환 後 상업은행 승격 추진 △미얀마 중견 MFI도약 및 은행업 교두보 확보 △인니 현지화를 방점에 둔 진출방안 검토 △노이다 지점 개설로 서남아 거점 확보 등이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농업국가 및 인도를 대상으로 '상업금융+농업금융'을 통해 다른 은행들과 차별화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농업정책금융 사업 △농기계 관련 금융 △범농협·대외기관 연계 시너지사업 등이 있다. 국내 농업발전 과정에서의 축적된 역량을 동남아 농업국가 및 인도에 접목해 중장기적으로 진출국과의 파트너십을 꾀할 수 있다.

나아가 2017년 농협금융지주 차원의 일관된 중장기 글로벌 전략방향 설정 및 사업추진 기반마련을 위해 '농협금융 글로벌 중장기 전략" 및 실행계획 수립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투융자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글로벌 CIB(commercial investment bank, 상업투자은행)를 육성하거나, 성과평가·여신심사·IT지원·인력육성 등 해외사업 인프라 기반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한국 농업발전 과정에서의 축적된 역량을 동남아 농업국가 및 인도에 접목시켰다"며 "올해는 기 진출추진국 환경 변화에 따라 진출 목표를 △핵심 △기반 △잠재국가로 나누고, 이에 따른 세부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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