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LoL 프랜차이즈스타 '첫 우승' 그리고 마음가짐

2020-01-17 11:50:14

▲MVP 수상을 받는 김기인 선수. Ⓒ esport KBS 유튜브 채널 캡쳐


[프라임경제] '세트스코어 2대0 리드' 심지어 3세트도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이제 상대방에게 'GG(Good Game; 게임 종료시 '좋은 게임이었다'라는 항복 의미)만 받아내면 된다. 

34분 반인반수 유령이 적진 옆구리에서 튀어나왔다. 이 돌진을 신호로 아군도 적진을 덮쳤다. 전투 종료까지 10초도 필요하지 않았다. 아니, 전투라는 단어는 부적절하다. 일방적 사냥에 가까웠다. 그 사냥을 끝으로 적군 심장부를 파괴했다. '세트 스코어 3대0'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다. 

아프리카 창단 첫 우승 MVP는 이견이 없었다. '한국국대탑', '71인분 탑'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Kiin' 김기인 선수가 수상했다. 프랜차이즈스타의 첫 우승 트로피인 셈이다. 

필자는 김기인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한 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부터다. 

당시 e스포츠가 시범종목에 들어가자 팬들은 아시안게임 승선에 두고 갑론을박을 벌어졌다. 특히 탑 라인에 있어 쟁쟁한 커리어를 가진 △Cuvee 이성진 △Khan 김동하 △Smed 송경호 등 쟁쟁한 탑라이너를 밀어내고, 신인급인 김기인이 로스터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99년생' 탑라이너 김기인은 2017년 EVER 8 winners에 데뷔한 직후 에이스로 자리매김했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8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했다. 아프리카는 이후 spring 시즌 준우승과 리프트라이벌즈 준우승을 이뤄냈으며, 김기인은 항상 제 몫을 다했다. 다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 때문에 김기인의 상대적으로 '부족한 큰 경기 경험'은 아시아게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기인은 실력을 통해 선발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비록 은메달에 그쳤으나 '백전노장' 중국 탑라이너 Letme에 전혀 뒤지지 않았고 '2대1' 상황에서도 생존하는 슈퍼플레이를 연발했다. 이런 맹활약 덕분에 '국대탑솔러'라는 애칭도 가질 수 있었다. 

다만 아프리카 프릭스는 한국에서 열린 2018 롤드컵 8강에서 Cloud 9에게 '30' 완패하면서 탈락했다. 김기인이 상대를 압도할 정도로 맹활약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출중한 개인 실력에 비해 팀 성적은 뒷받침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역시 2020 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에서 대다수 선수들이 교체됐다. 기량이 만개한 Aiming 김하람과 한 때 '차세대 페이커' Ucal‘김우현을 내보냈으며, '팀 두뇌' 격인 노페 정노철 감독대행도 떠났다. 

이들 대체 선수들이 더 큰 무대로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던 만큼 불안감은 커졌지만, 다행히 Mystic 진성준과 Ben 남동현이 새로운 식구가 됐다. 또 우승컵을 두고 싸웠던 Fly 송용준도 합류했으며, 최연성 감독은 잠시 내려놓았던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이렇게 팀 로스터가 공개되자 아프리카는 실력보단 외모가 주목을 받는 웃픈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전문가들은 개인방송을 통해 '아프리카는 숙제가 많다'는 코멘트를 남길 만큼 새로운 팀에 대한 의문부호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는 실력으로 증명하는 법. 

아프리카는 비록 단기간 컵대회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4강과 결승 모두 '3대0' 완승으로 상대방을 셧아웃시켰고, 경기 내내 리드를 잃은 적이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빠른 템포로 압살해 세트 절반을 30분 이내로 마칠 정도로 경기시간을 단축했다. 초반 설계가 날카롭고, 리드 상황에서는 빠르게 경기를 매듭졌다. 반격 여지조차 남기지 않아 그야말로 '압도적'이라는 단어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김기인은 지난해 11월 '원 소속팀' 아프리카 프릭스와 3년 재계약을 맺었다. 

선수 수명이 짧고, 기량도 1년 단위로 변동 폭이 심한 e스포츠 특성상 1년 계약이 대세인 점을 감안하면, 아프리카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의미다. '99년생' 어린 게이머가 실력과 함께 팀 내·외적인 책임감까지 높아진 팀 얼굴이자 기둥인 셈. 

케스파컵 결승을 앞둔 김기인 인터뷰가 기억난다. 

당시 DRX와의 4강 경기 승리 주역인 김기인은 "동료들이 판을 잘 깔아줬다"라며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결승 사전 인터뷰 때에도 전 동료 summit 박우태가 "탑 라인에서 1:1로 싸우자"라고 하자 김기인은 "정글러를 잘 활용하면서 아래에 내려가겠다"라고 답했다. 

필자는 이런 인터뷰를 보면서 '프랜차이즈 스타 태도와 동료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리고 어쩌면 프랜차이즈 스타 기인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김성현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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