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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3D 영화' 외쳤지만, 아직은 현실을 위로해줄 영화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01.23 08:47:00
[프라임경제] "외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아바타." 

10년 전 오늘인 2010년 1월23일의 가장 핫한 이슈는 이것이었습니다. 아바타는 국내 개봉 외화 1000만 시대를 연 첫 번째 작품이었기에 엄청난 관심은 당연했죠. 

이렇다 보니 아바타의 1000만 관객 돌파를 두고 "국내 영화계에 경종을 울린다", "한국영화의 애국심 마케팅이 한계에 봉착했다" 등의 부정적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죠. 외화의 흥행이 한국영화의 침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역대 개봉작 중 여섯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아바타 이전에는 실미도(1108만, 2003년)를 시작으로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2004년) △왕의 남자(1230만, 2005년) △괴물(1301만, 2006년) △해운대(1139만, 2009년)까지 다섯 작품 모두 한국영화였습니다. 

ⓒ 다음 영화


놀라운 것은 아바타 관객수가 여전히 역대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인데요. 여기에 1~5위 중 외화는 또 있습니다.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차치하고 아바타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었던 무기로는 '3D'가 있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일찌감치 3D 영화가 전 세계 영화산업을 바꿀 것을 예측하고 4년간 50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아바타 제작에 몰두해 결과적으로 전 세계 영화산업을 뒤흔들어 놓았는데요.

아바타가 3D 영화의 새 장을 연 탓에 CGV와 롯데시네마는 앞 다퉈 3D 스크린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업계에서는 국내 영화 제작사들도 이제는 전 세계 영화산업 흐름에 발맞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3D 영화를 내놔야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영화업계의 트렌드는 3D 영화일까요.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현재 전 세계 영화업계에 센세이션(Sensation)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3D 영화도 아니고 외화도 아니고 다름 아닌 한국영화인데요. 바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입니다. 

기생충은 10년 전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던 3D 영화가 아닌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영화죠. 현재 국내외에서 기생충의 인기비결로는 '빈부격차에 대한 풍자'가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 기생충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라는 공생에 관한 영화인데요. 이를 보니 현실의 어려움을 영화에서 위로받는 건 전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모습입니다. 

최근 조커의 흥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대를 반영한 영화, 우리 사회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1000만 고지에 등극한 한국영화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죠. 

영화는 단순 오락의 기능만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때는 법을 제정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인식을 바꾸기도 하는 등 영화를 보면 시대를 알 수 있는데요. 

10년 뒤인 2030년에도 사회성이 짙은 영화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정서를 앞세운 영화들이 강세를 보일까요. 그리고 그런 영화들이 우리들의 감정을 움직이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그때의 우리는 여전히 사회에 대해 아직 해야 할 말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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