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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남방 정책] 세계로 뻗는 지방은행 "신남방은 또 다른 기회"

'아끼고 아껴' 해외 금융시장 진출 '가속화'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1.23 09:03:24

[프라임경제] 국내 시중은행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남방' 지역은 은행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다. 초저금리 기조,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베트남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캄보디아 △필리핀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총 아세안 10개국을 일컫는 신남방은 이미 은행들이 금융영토를 확장하고자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인구 6억4000만명과 명목 GDP 2조7000만달러'에 달하는 신남방 지역은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로 구성됐다. 중산층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으며, 향후 미래 성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 특히 높은 경제 성장율과 낮은 금융 침투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향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은행들의 신남방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디지털금융·핀테크(금융기술)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신남방 중에서도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6개국은 발전 속도가 남다르다. 이들 국가에서 벌어들일 디지털금융 수익은 지난해 110억달러 수준에서 오는 2025년 최대 600억달러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은행에 이어 캐피탈과 증권까지 'JB금융 벨트'

JB금융은 캄보디아와 미얀마, 베트남 등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 대표 사례가 JB금융이 2016년 전북은행 자회사로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이하 PPC 뱅크)이다.

인수 첫 해 하반기 순이익은 3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는 새로운 '신(新)남방 격전지'인 캄보디아에서 국내 진출 금융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이런 호실적 배경에는 PPC 뱅크 '현지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PPC 뱅크 직원 98%를 차지하고 있는 현지인들이 전체 19곳 영업점에서 리테일 영업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 및 중산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국제금융공사(IFC)와 향후 5년간 캄보디아 중소기업에 대출 3000만달러를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 중소기업 자금 지원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차별화된 디지털 기술력을 앞세워 캄보디아 현지 모바일 채널을 개발했으며, 기업금융 인터넷 뱅킹을 론칭해 디지털 금융서비스에도 앞장서고 있다.

신창무 PPC뱅크 은행장은 "앞으로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채널을 확충하고 리테일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PPC뱅크를 캄보디아 3대 은행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JB금융은 캄보디아에 그치지 않고, JB우리캐피탈을 통해 2017년 미얀마 소액대출시장에도 진출했다.

경제 자유화 조치(2011년) 이후 매년 8%대에 달하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미얀마는 국민 대다수가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어 제도권 내 소액 대출시장 성장성이 매우 높은 국가로 꼽히고 있다.

JB금융지주 본사 사옥. ⓒ JB금융

JB우리캐피탈 미얀마 현지법인 'JB 캐피탈 미얀마(CAPITAL MYANMAR)' 본점은 현지 최대 경제도시인 양곤으로, 현재 소매금융상품 중심의 영업을 펼치고 있다.

미얀마 양곤 본점을 구심점으로 4개 지점 및 10개 영업소를 보유한 JB 캐피탈 미얀마 임직원수는 200명 가량이다.

교외 지역 농민과 영세 자영업자 대상의 소액 신용대출 상품을 현지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이후 △오토바이 할부 △농기계 구매 자금 대출 등 차별적인 상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는 "국내에서 축적한 소매금융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얀마 현지 상황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최적의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JB금융은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소유 베트남 증권사 '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 증권회사(MSGS)'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MSGS(2006년 설립)'는 자본금 3000억동(VND, 한화 약 152억원)을 바탕으로 매년 순이익을 창출하는 베트남 중견 증권이다.

JB금융이 미래성장동력 대상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배경에는 연 6% 이상의 안정적 경제성장과 함께 부동산 및 인프라 개발 등 투자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부동산 PF 등 금융주선 업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실제 베트남에서 국내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현지 부동산이나 인프라 개발 관련 금융주선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현지 기업 대상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회사채 발행 주선 외에도 M&A 주선 업무도 제공할 계획이다.

나아가 JB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에서 은행과 캐피탈에 이어 증권업까지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캄보디아 △미안마 △베트남을 거점의 새로운 '동남아 금융벨트'를 구축했다. 특히 JB금융 계열사(손자회사 포함)도 총 7개사로 늘어나 향후 비은행 수익비중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최근 국내 금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로 '그룹 수익원 다각화'와 더불어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한 베트남 증권사도 인수했다"라며 "이번 증권사 편입이 새로운 그룹 도약을 위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JB금융지주 계열사 광주은행의 경우 2017년 11월 중국 장쑤성에 '우시 사무소'를 개소, 그룹의 중국 진출 포석도 다지고 있다.

◆'GROW 2023' BNK VS '인니 주력' 대구은행

BNK 금융과 대구은행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지속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오는 2023년까지 그룹 수익 5%를 해외에서 달성한다'는 GROW 2023 계획을 수립한 BNK금융은 동남아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BNK금융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중국 △카자흐스탄 △인도까지 포함해 총 7개국에서 현지법인과 영업점,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부산은행은 중국 칭다오와 베트남 호치민에 2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제2 지점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설립된 부산은행 베트남 지점의 경우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영업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에는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베트남 전역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미얀마 양곤·인도 뭄바이 사무소를 통해 현지 금융환경 시장조사 및 한국 기업 투자활동을 지원하면서 신규 해외 영업망 확충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부산은행의 투자도 차츰 결실을 맺고 있는 추세다. 현지 소액대출 시장에서도 차근차근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BNK금융 본사 사옥. ⓒ BNK금융

실제 2014년 현지법인을 설립한 캄보디아와 미얀마는 단숨에 흑자 전환에 성공, 이익을 내고 있다. 특히 향후 성장 잠재력이 기대되는 미얀마의 경우 시장 선점 필요성 대두되면서 현재 20개의 영업망을 미얀마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NK캐피탈의 경우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총 4개국에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BNK 관계자는 "최근 소액대출 시장 내 실적 향상 등 부산은행 투자가 점차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룹 'GROW 2023'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2012년 중국 상하이와 베트남 호치민 지역에 지점을 통해 진출한 대구은행은 현재 △캄보디아 DGB특수은행 △미얀마 MFI법인 총 4개국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특히 본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은 2016년 설립된 현지 법인 라오스 DGB캐피탈 자회사 'DGB Lao Leasing Company Co. Ltd'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지난해 1월에는 캄보디아 소액대출법인(이하 MFI) DGB특수은행(당시 캠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 그해 4월 '상업은행 전환'도 신청한 상태다.

이런 노력 때문일까. 현재 DGB특수은행은 자산규모가 2035억원에 달하며, 지난해에도 순이익(52억원)이 전년대비 137%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미얀마에서도 현지 MFI 'DGB 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를 2019년 11월 출범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대구은행은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에게 예비승인을 받은 호치민 지점 개설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해외 진출 사업에서는 주요 전략으로 지난 8월 설립 인가를 받은 미얀마 MFI 연내 영업점 개소와 DGB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전환 승인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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