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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운용사 대출금 회수에 '자본시장 혼란' 우려

증권사들 운용사 TRS 자금 회수 움직임…"리스크 관리 차원"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1.29 11:40:58
[프라임경제] 1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사가 환매 중단에 나선 가운데,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자본시장의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TRS 자금 회수로 인해 알펜루트자산운용사가 환매 중단에 나서면서 자본시장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2300억원 규모의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를 발표했다.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477억원을 투자한 증권사들이 지난주 앞 다퉈 자금을 되찾아갔기 때문이다.

TRS는 자산운용사가 모은 투자자 돈을 담보로 증권사가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고 펀드 자산을 불려 수수료를 떼는 것으로 일종의 대출에 속한다.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가 계약 청산을 요구할 경우 운용사는 TRS 자금을 먼저 갚아야 한다. 당장 돈을 마련할 여유가 없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환매 연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라임 사태로 TRS 관련 자금도 함께 묶여 회수가 어려워진 증권사들은 더 이상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고, 최근 증권사들이 잇따라 TRS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이번 유동성 이슈는 사모펀드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극단적인 리스크 회피로 인해 발생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이번 환매가 연기된 주요 펀드 대부분은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당사는 펀드의 유동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익률 훼손없이 정상화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투자업계는 알펜루트의 경우 운용상의 부실보단 증권사들의 자금 회수로 인한 환매 중단이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운용사들에게도 파장이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TRS 계약을 맺은 자산운용사는 약 19곳 정도에 이른다. 실제로 알펜루트처럼 많은 운용사가 TRS 계약을 통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일방적으로 TRS 계약을 해지했다. 운용사와 상의없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유감"이라며 "이런 극단의 펀드런이 생길 것이라고는 어떤 운용사도 사전에 절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증권사들의 자금 회수에 불안해진 일반 투자자까지 가세한 상황으로 대규모 '펀드대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례적으로 자금 회수에 나선 증권사들에 대해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28일 TRS를 통해 신용을 제공한 미래에셋대우증권,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의 TRS 담당 임원들과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면 TRS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기 전에 관련 운용사와 사전 협의해 연착륙이 이뤄질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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