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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라임사태에도 정신 못 차린 금융권

'평가 최하위' 신한·우리 "투자자보호 악화"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1.29 14:17:04

[프라임경제] 최근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로 불완전판매 이슈가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 은행 및 증권사와 같은 펀드 판매사들의 투자자 보호 수준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임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고소를 당한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판매사 종합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에 그치기까지 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은행·증권·보험회사 28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펀드 상담 및 사후관리 등 종합 평가 결과를 지난 28일 공개했다. 평가 항목에는 △영업점 모니터링(67.5%) △판매펀드 특성(30.0%) △사후관리 서비스(2.5%) 등이 포함됐다.

이번 평가 결과, 우리은행은 종합순위에서 최하위인 28위를 기록했다. 수익률 A등급과 사후관리 '양호' 등 평가를 받았지만,  판매자 상담 내용 등을 점검하는 영업점 모니터링 부문에서 최하등급인 'C'를 받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종합등급 'C' 등급으로 전체 23위에 그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부문별 집계에서 펀드상담 부문 총점(58.1점)이 전년(67.9점)대비 9.8점 하락했다. 전체 판매 직원 중 절반에 가까운 48.4%가 단순히 투자설명서만 낭독에 그칠 뿐, 고객 이해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특히 18.7%는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전문용어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아울러 투자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펀드를 추천한 사례는 2018년 7.1%에서 15.6%로 늘어났다. 투자설명서를 제공하지 않는 '설명 의무 위반'도 3배 가까이 증가(7.4%→21.1%)했다.

무엇보다 은행이 증권회사와 비교해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수치를 통해 현저하게 드러났다.

은행업 평균 점수(50.8점)는 증권업 평균(68점)보다 17.2점 부진했다. 특히 펀드 상담 부문 하위 5개사 모두가 은행이었으며, 이들 평균은 만점 절반(50점)에도 미치지 못한 38.3점에 불과했다.

물론 은행권들은 생존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펼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기존 영업부문 내 WM(자산관리)그룹과 별개 조직인 신탁연금그룹을 '자산관리그룹'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킹(PB) 인력 전문성 제고를 위해 'PB고객부'를, 상품 리스크 및 불완전판매 점검을 위해 WM그룹장 직속으로 '고객케어센터팀'을 신설했다. 자산관리 기반 혁신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인 셈.

신한은행의 경우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 점수가 저조한 영업점은 투자상품 판매 정지 등 자정제도를 국내 시중은행 최초 도입한다.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및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 등 고객 불신 사태에 따른 선제 조치로 고객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런 대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불완전판매 요인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자칫 영업점에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상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한다고 불완전판매가 사라지긴 힘들다"며 "직원들에게 금융 용어 등 쉬운 표현으로 바꾸고, 은행과 고객이 멀어진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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