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 실적의 '나무비녀', 고화질 이미지센서를 주목하라

2020-01-30 12:13:12

[프라임경제] 근래 꽤 인기있는 웹툰 중에 '퀴퀴한 일기'라는 게 있다. 엽기적인 데다 마냥 사고만 치는 것처럼 보이는 작가지만, 친정 부모님이나 남편 등 지인들과 주고받는 말 속에 무릎을 치게 하는 구석이 적지 않다.

한 번은 "엄마는 아버지가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는 작가의 질문에 나무를 깎아 만든 비녀를 선물로 받았는데, 돈도 안 들고 거칠게 깎은 그 나뭇토막 하나에 그렇게 가슴이 뛰더란 작가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만화 속 표현에 따르면 '평생을 나무 비녀 하나로…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짱(대단히 우수)'이랄까, 아무튼 그런 얘기다.

어느 사람이나 공감갈 법한 이야기지만, 예쁘고 잘났는데 몇 번을 봐도 불과 얼마 후면 인상과 기억 자체가 희미한 사람이 있고 괜히 좋은 사람이 있기도 하다. 큰 선물은 잊어도, 별 것 아닌 일로 평생 이를 갈기도 혹은 두고두고 감읍해 하기도 한다. 저 나무 비녀는 아마도 킬링 포인트 같은 게 아닐까? 

30일,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실적 집계가 나왔다.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27조7685억원, 230조4009억원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52.84%와 5.48% 감소한 셈이니 안타까운 구석이 없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먹구름이 걷히질 않는 시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휴대전화도 그렇지만 QLED 티비 등 선전한 아이템들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반도체가 그렇게 어려웠다고 하는데 효자 노릇을 한 아이템들이 있다.

D램 가격이 떨어져 실적이 줄었으나 고화소 이미지센서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 수요 증가로 일정 부분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반등할 일이 남았다고 하지만, 그저 천수답 가진 이 하늘만 바라보듯 반도체 경기가 좋아진다고 하니까 막연히 올해는 좀 달라지겠지 그러는 것보다 이렇게 선방하며 치고 나가는 킬링 포인트가 있는 이의 내심 마음 든든함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상대적으로 삼성전자는 연구개발에 드는 돈을 아끼지 않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모두 맥을 못 출 때 모두 수많은 기업체 중 하나, 수많은 아이템 중 거기서 거기인 하나를 이야기할 때 웹툰 속 나무 비녀 같은 가성비 좋은 킬링 포인트를 앞으로 더 많이 발굴하고 키웠으면 한다. 

올해 실적 성적표의 좋은 점, 다소 아쉬운 점들 같은 여러 이야기를 모두 건너뛰더라도 시쳇말로 '심쿵할 부분'은 저런 의외의 아이템들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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