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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KCGI·반도건설, 조원태에 '반기'…한진 '전문경영인체제' 추진

가족경영 놓고 불화 뒤 첫 '파격행보'…3월 주총서 맞붙을 예정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1.31 18:22:18
[프라임경제] 故 조양호 회장의 '가족경영' 유지를 주장하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마찰을 빚어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일명 강성부펀드)와 반도건설 손을 잡고 '전문경영인체제' 추진을 천명하면서 본격 반기를 들었다.

한진그룹은 故 조양호 회장이 2019년 4월8일 작고한 뒤 조원태 당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을 한진칼과 한진그룹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5월 총수체제를 완성했다.

하지만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故 조양호 회장이 그룹 운영을 가족끼리 협력해서 하도록 유지를 남겼다"며 '가족경영'을 주장하면서 마찰을 빚어왔다. 그리고 이번에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와 반도건설과 연대전선을 수립해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을 주장함으로써 본격적인 남매전쟁의 막이 오른 것.

이번에 조 전 부사장이 손을 잡은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17.29%를 확보한 최대 주주이고 반도건설도 8.20%의 지분으로 오너일가 각각의 지분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약 6.49%의 지분을 보유한 조 전 부사장의 지분까지 더하면 총 32%에 육박하는 지분이 조원태 총수 체제에 반기를 든 셈이다. 여기에 6.47%의 지분을 보유한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5.31%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까지 합세한다면 절반을 넘볼 수 있는 세력이 형성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현아·KCGI·반도건설의 연대를 힘을 합쳐 어느 한 곳을 밀어주는 '동맹'이라기보다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연합'으로 보고 있다.

먼저 조원태 회장이 총수에 등극하고 집안에서 물리적인 다툼까지 벌어지면서, 기존 사회적 이미지까지 좋지 않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칫 입지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대로 퇴장하느니 조원태 회장을 몰아내고 주주로서 입김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지배구조에 관해 행동주의펀드를 표방하는 KCGI가 줄곧 주장해온 전문경영인체제를 통한 '오너이슈 제거'와 경영참여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반도건설의 입장이 맞아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해관계 속에서 손을 맞잡은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대는 다가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해, 퇴진시키고 전문경영인체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대만으로도 상당수 지분이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조원태 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업계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의 이번 우한 전세기 탑승도 이런 반기에 대해 주주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며 "3월 주주총회에서 1차적인 판가름이 나겠지만 남매전쟁은 그때부터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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