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우한폐렴 포비아' 고민…일정대로 하되 상황주시

2020-02-03 12:11:14

- 중국인 다수 건설현장, 대체인력 없어 고민…자체 조사 통한 대비

[프라임경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발한 '신종코로나(일명 우한폐렴)' 악재에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현장은 전염상황을 주시하면서 그대로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반면, 건설현장은 기간제한으로 인해 일정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에서 현장 내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과 조선족 근로자들의 질병발병을 걱정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분양현장은 당장은 위험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고 계획대로 일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유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건설현장은 비상이다. 건설 현장은 시멘트 타설 등 주요 부분에서 중국인·조선족 근로자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이러한 까닭에 분양현장 보다 전염에 대한 우려감은 더 큰 상황이지만 공사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일정을 미룰 수 없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일정대로 청약일정 추진 "걱정은 되지만 대비책 철저 마련"

분양현장이 열리는 견본주택은 하루에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만의 사람들이 방문한다. 이 때문에 자칫 '신종코로나'를 대규모로 확산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여지가 다분하다.

여기에 방문객들도 이러한 '신종코로나' 사태를 의식해 견본주택을 방문하길 꺼려할 가능성도 크기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일정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건설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대체로 마스크배포, 방역 등 대책을 세우고 분양일정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인 근로자가 많은 건설현장에서는 더욱 걱정이 깊다. 외부비계 등 일부 작업에서 중국인들을 대체할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 프라임경제

이번 '신종코로나'는 치명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지만 일각에서는 10%를 상회한다는 보고도 존재하고,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파악되는 상황이라 우려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서 건설업계는 청약시스템을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서 한국감정원 '청약홈'으로 개편작업을 진행하는 1월 한 달 동안 개점휴업을 해야 했는데, 이번 사태로 2월 분양일정까지 재검토해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는 민간택지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4월29일 전까지 입주자모집 공고를 마칠 것을 계획했었기 때문에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대부분 건설사들은 계획된 일정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려감은 있지만 아직까지 질병이 대체로 관리되고 있는 단계라는 판단이 다수를 이룬 까닭이다. 여기에 인허가 등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절차와 차후 일정과의 조율문제도 있다. 

대다수 청약 일정이 비교적 전염경로에서 안전한 지방에 잡혀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단지는 분양일정을 전면재검토 중이지만 이미 일정이 나온 단지들은 분양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추이를 계속 주시하면서 상황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이 분양하는 '대구 청라힐스자이'는 열감지기 설치와 손세정제배치·마스크배포의 방지책을 세우고 7일로 예정된 견본주택 개관일정을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이 충남 계룡시에 공급할 예정인 '계룡 푸르지오 더퍼스트'도 2월달 내에 분양한다는 방침이다.

쌍용건설은 열감지기와 마스크배포, 손소독제배치 뿐 아니라 인근 병원과 연계해 현장에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매일 견본주택현장에 대한 방역작업까지 실시해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준비했다.

이외 건설사들도 대체로 '신종코로나'의 대비책을 마련한 상태에서 인허가 일정 등 사업추진 일정에 방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관계자는 "2월달 분양일정은 지방에 집중돼 있는데다 소규모 분양이 많아서, 마스크 배포와 열감지기 도입 등 대책을 마련해 일정대로 간다는 입장"이라며 "대부분 일정들이 2월 말로 예정된 만큼 시일이 다가왔을때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 "조직력 갖춘 중국인 대체인력 없어 우려에도 공사 진행"

건설현장은 중국인과 조선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 아직까지 비교적으로 우려가 깊지 않은 분양현장과 다르게 연일 비상이다.

현재 건설현장은 외국인 인력이 전체 인력의 20%에 달하는 2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조선족과 중국인이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은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에 대한 우려가 타 업종에 비해 더욱 크게 와닿는다.

▲건물에 설치된 외부비계 모습. 아파트나 빌딩 같은 대형건축물에 비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40~50여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중국인·조선족 만큼 인원과 조직력을 갖춘 인력팀을 구하기 힘들어 '신종코로나' 우려에도 작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 장귀용 기자



특히 외부비계설치 등의 작업에서 중국인 근로자들을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인 대형건축물 건설현장의 현 주소는 더욱 뼈아프다. 신종코로나 사태 발생 후 중국인이나 조선족 근로자를 내보내거나 출근하지 않도록 한 다른 업종과 달리 인력을 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비계는 건축공사 때에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로, 재료운반이나 작업원의 통로 및 작업을 위한 발판이 되는 시설물로 비계설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는 당연히 '올스톱(All-Stop)'된다. 

아파트나 빌딩과 같은 대형 건축물을 시공하기 위해서는 건물 당 비계인력만 40~50여명이 필요한데 주로 팀을 이뤄서 투입된다. 최근에는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중국인들이 해당 작업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이미 투입된 현장에 인력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 뿐더러, 그만한 인력조직을 가진 한국인 팀도 많지 않아서, 조선족과 중국인들이 대체불가인력이 된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우리나라 설에 해당하는 중국 춘절(1월24일~2월2일)에 다수의 중국인·조선족 근로자들이 고향인 중국으로 다녀온 상황에서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발열과 기침 등 건강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는 중이다.

건설현장 근로자 A씨는 "중국인들 특유의 체면 차리기인 '미엔쯔(面子' 때문에 앞에서 신종코로나 걱정에 대한 내색을 하는 것도 힘들다"면서 "근로자들은 내가 있는 현장에는 감염자가 없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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